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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
스마트폰 올레드패널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에 올레드패널 탑재를 검토하고 있고 중국 스마트폰업체들도 올레드패널을 탑재하기로 하면서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일제히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올레드패널시장의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부담을 안게 됐다.
박동건 사장은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시장의 압도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방어에 나서고 있다.
◆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시장 경쟁 본격화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올레드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향후 출하하는 4억 대 가량의 스마트폰에 대부분 올레드패널이 적용될 것"이며 "애플을 비롯해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가 2017년이면 스마트폰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해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의 수요는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업체들이 올레드패널 탑재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의 차별화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디스플레이의 성능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레드패널은 LCD패널보다 색 재현 능력, 전력효율 등 여러 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올레드패널은 형태 변화도 유리해 스마트폰의 화면에 곡면효과를 넣는 등 디자인 개선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해온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의 시장에도 다른 디스플레이업체들이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대상으로 LG디스플레이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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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TV 올레드패널에 투자를 집중했는데 최근 들어 스마트폰 올레드패널에도 투자를 본격화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구미 생산단지에 스마트폰용 중소형 올레드 생산시설을 추가하는 데 1조500억 원을 투입하고 새로 건설하는 'P10' 올레드공장에도 스마트폰 올레드 생산라인을 조성한다.
LG디스플레이는 소규모이긴 하지만 LG전자 스마트폰 'G플렉스' 시리즈에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을 공급할 정도로 양산경험도 쌓았다. 따라서 대규모 양산체제를 갖추는 데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샤프를 인수한 대만의 홍하이그룹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쟁자로 지목된다.
홍하이그룹은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이노룩스의 양산 노하우와 샤프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올레드패널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홍하이그룹의 폭스콘은 디스플레이사업을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분야까지 확대하려 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 역시 경쟁자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2018년까지 올레드패널 기술력을 갖추겠다고 예고했다.
◆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에 역량 집중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을 양산하기 시작한 이래 줄곧 스마트폰용 중소형 올레드패널 시장점유율 95% 가량을 차지하며 1위를 지켜왔다.
별다른 경쟁업체가 없었던 덕에 사실상 힘을 들이지 않고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변하고 있다.박동건 사장은 스마트폰 올레드패널의 생산능력을 키우며 경쟁에 단단히 대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시에 있는 A3공장에서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을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최근 이 곳의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해 관련 회사들과 잇따라 수주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공급 업체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증설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초가 되면 스마트폰 올레드패널의 생산능력을 2배 가량 끌어올리게 된다. 이는 삼성전자에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고도 남을 물량이다.
박 사장은 경쟁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생산능력을 대폭 키워 삼성전자외에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공급할 물량도 최대한 확보해 놓겠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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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이 적용된 '갤럭시S7엣지'. |
업계에서 애플을 비롯해서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삼성디스플레이와 이미 공급계약을 맺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의 생산수율을 끌어올려 원가도 대폭 낮춰냈다.
시장조사기관 IHS의 분석에 따르면 5인치 기준 스마트폰 올레드패널의 제조원가는 올해 1분기에 14.3달러로 LCD패널의 가격 14.6달러보다 낮아졌다. 이는 2014년 1분기의 5인치 올레드패널 가격 22.5달러와 비교하면 36.8%나 떨어진 것이다.
삼성증권은 "스마트폰 올레드패널의 생산원가 하락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율 개선노력과 더불어 초기 양산라인의 감가상각 기간이 끝나 고정비 절감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쟁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생산라인을 갖추는 데 대규모 투자를 해야하는 만큼 고정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가격경쟁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인 셈이다.
◆ 잃을 수 없는 스마트폰 올레드패널 입지
박동건 사장으로서는 스마트폰 올레드패널의 시장 입지를 끝까지 방어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패널 가격하락세가 지속돼 지난해 4분기에 LCD패널에서 영업손실 1080억 원을 봤다.
세계 LCD시장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대규모 생산라인의 증설을 마치고 수요와 무관하게 LCD패널의 공급량을 늘리면서 LCD패널의 가격이 끝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에 스마트폰 올레드패널에서 영업이익 4060억 원을 올려 전체적으로 수익을 방어할 수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에 스마트폰 올레드패널의 매출이 처음으로 LCD패널의 매출을 추월하기도 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경쟁업체들과 적어도 3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있는 양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이란 성장동력을 확보해 향후 성장성이 충분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