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이 중고차 판매업체 ‘케이카(K car)’의 성공적 기업공개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사장이 케이카의 기업공개 추진을 놓고 미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당장 지분 매각을 추진하기 보다는 케이카 상장을 통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고 회사를 더 키운 뒤 매각하는 방향이 더 큰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4월 SK엔카의 중고차유통사업부를 인수했고 10월 케이카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업계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국내 최대 중고차업체로 키웠다.
케이카의 매출은 2018년 7427억 원, 2019년 1조2854억 원, 2020년 1조3231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1년에는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8147억 원, 영업이익 746억 원, 순이익 50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37.2%, 영업이익은 97.9%, 순이익은 107.5% 증가하는 것이다.
한상원 사장은 케이카 인수를 추진하며 CJ그룹의 자회사인 조이렌터카를 사들였고 2018년 말에는 중고차와 할부금융을 결합한 ‘케이카캐피탈’을 설립하면서 금융할부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중고차시장에서 중고차금융, 렌터카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볼트온(Bolt-on) 전략이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적으로 연관있는 다른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는것을 말한다. 한 사장이 적극 활용하는 투자전략으로 꼽힌다.
케이카가 국내 최대 중고차업체로 자리매김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중고차금융, 렌터카 등 연관 사업과 낼 수 있는 시너지도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도 케이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플랫폼 경쟁력과 사업 다각화 등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카는 국내에서 구축한 독점적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고차 도매사업 및 렌터카사업 진출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는 중장기 성장에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한앤컴퍼니가 사모펀드 운용사라는 점은 케이카의 기업공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보통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확보한 회사는 상장된 뒤 투자금 회수를 위해 사모펀드가 지분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보유한 기업이 상장한 사례는 2016년 인크로스, 2017년 ING생명과 삼양옵티스 정도뿐이다. 이후에도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확보한 기업이 상장을 여러 차례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되거나 매각으로 선회했다.
한앤컴퍼니 역시 2018년에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에이치라인해운의 기업공개를 추진했으나 업황악화 등 문제로 상장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케이카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는 보유지분의 보호예수기간을 1년으로 정했고 ‘경영권 안정 확약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는 한앤컴퍼니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케이카 지분 100%를 들고 있다.
보통 기업공개를 추진할 때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의 보호예수기간은 6개월로 정하는 때가 많은데 한앤컴퍼니가 1년을 내건 것도 시장의 우려를 덜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사장이 케이카 상장을 성공적으로 완주하기 위해 보호예수기간을 길게 정하고 ‘경영권안정 확약서’를 제출하는 등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케이카가 증시에 입성하게 되면 한앤컴퍼니의 포트폴리오회사(투자회사) 가운데 첫 번째 상장사례가 되는 만큼 한 사장으로서는 케이카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케이카는 13일부터 28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케이카가 제시한 희망공모가 범위는 3만4300원~4만3200원인데 이를 기준으로 케이카의 시가총액을 계산하면 1조6494억 원~2조773억 원이 된다.
예상 공모규모는 5773억 원~7271억 원이며 9월30부터 10월1일까지 이틀 동안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