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DGB금융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사이 디지털역량 강화전략이 구상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그룹에서 핀테크 플랫폼사를 새로 인수하며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태오 회장은 8월 금융그룹으로서는 최초로 핀테크 플랫폼사를 인수해 관심이 모아졌는데 이를 투자계열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 활용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특히 하이투자증권의 데이터 역량을 키우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2021년 상반기 순이익 865억 원을 올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8% 급증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순이익은 DGB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3%를 차지하며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5.1%포인트 높아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수익구조가 투자금융(IB),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편중되고 자산관리(WM)·리테일 부문이 약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됐다.
하이투자증권은 2020년 전체 순영업수익에서 투자금융부문 비중이 약 52%를 차지했고 투자금융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문이 약 78%, 3년 평균 65.5%가량을 차지했다. 리테일부문은 순영업수익에서 약 33.6%에 그쳤다.
위탁매매부문의 비중이 낮아 2021년 상반기 국내주식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MS)은 전체의 0.8%에 불과했다.
김 회장은 8월 국내 1위 알고리즘 주식투자 플랫폼기업인 뉴지스탁을 약 268억 원에 인수했다. 뉴지스탁의 데이터 강점을 하이투자증권의 취약한 리테일 강화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뉴지스탁은 주식시장에서 개인과 기관 사이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를 목표로 2천여 개의 모든 상장종목에 데이터 기반으로 평가를 제공한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등 총 6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재무제표 기반 재무분석과 차트 기반 기술분석을 제공한다. 어떤 종목이든 데이터 분석 기반의 리포트를 그때그때 조회할 수 있다.
주가수익비율(PER) 등 투자요소를 활용해 알고리즘을 짜고 이를 과거시장에 대입해 실제 수익을 얼마나 냈는지 확인하는 백테스팅 엔진도 적용된다. 뉴지스탁은 2007년 이후부터 백테스팅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렇게 개발된 알고리즘 데이터들은 투자자들 사이 거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플랫폼과 함께 제공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인들 사이 거래되는 데이터들이 축적되고 상호 고도화되면서 이른바 집단지성이 작동하는 데이터 강화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게 된다고 뉴지스탁은 설명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전략투자서비스를 하이투자증권의 리테일에 활용해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꾀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8월 기준 뉴지스탁 플랫폼에 축적된 투자 알고리즘은 260만 건에 이르며 매일 약 5천 건이 새로 생성되고 있다. 현재 운용자산(AUM)은 1400억 원, 월 주식거래대금은 1조1천억 원 수준인데 이는 소형증권사의 월 거래대금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김 회장은 6월에는 서울 중구에 하이투자증권과 대구은행의 새 수도권 복합점포를 열며 하이투자증권을 DGB금융그룹의 수도권 확장전략의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 회장은 DGB금융그룹의 수도권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주요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사와 대등하게 경쟁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하이투자증권의 리테일 강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구조의 확립은 DGB금융그룹 전체의 목표에서도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김 회장은 복합점포 개점식에서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에 국한되지 않고 수도권, 더 나아가 글로벌 지점까지 개점하고 있어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며 “새 복합점포가 DGB금융그룹을 대표하는 수도권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