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하이투자파트너스에 따르면 DGB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지원을 받으며 성장 가능성이 큰 신생기업 발굴을 위한 벤처캐피털 펀드 조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하이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DGB금융그룹에 편입된 이후 최초로 2개의 펀드를 9월 출범했다”며 “사업확대를 본격 시작한 것으로 앞으로 규모를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DGB금융그룹이 3월 말 인수한 벤처캐피털 수림창업투자의 새 이름이다.
벤처캐피털사업은 고도의 기술력과 장래성을 가지고 있으나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를 받기 어려운 벤처기업에 무담보 주식투자 형태로 투자를 진행하는 사업이다. 금융기관들이 다소 소극적인 데 비해 벤처기업의 장래성과 수익성에 주목해 모험적 투자를 진행한다.
하이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9월 총 560억 원 규모의 '스마트 DGB 디지털그린벤처펀드'와 'DGB 드림걸스 벤처투자조합' 벤처캐피털 펀드를 조성하며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며 “두 펀드는 그린뉴딜 부문과 여성기업부문에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2022년 1월까지 750억 수준으로 펀드 규모를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이투자파트너스의 3월 누적 운용자산은 1천억 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는데 올해와 내년 예정된 펀드 조성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운용자산(AUM) 규모는 1600억 원에 이르게 된다. 앞으로 펀드 규모를 더 늘릴 계획도 세운 만큼 운용자산 규모는 더욱 불어날 수도 있다.
김 회장은 하이투자파트너스를 통해 미래 혁신기업을 발굴해 DGB금융그룹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벤처투자 규모를 점차 키워나가면서 향후 적당한 벤처기업 매물이 나오면 인수합병에도 적극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일반적 벤처캐피털 방식에 더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방식의 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다. 일반적 벤처캐피털이 개인투자자, 기관투자자, 기업 등에서 자금을 끌어와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과 달리 CVC 방식은 기업이 자체 펀드 조성을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투자의 목적도 투자차익 실현이 아닌 향후 해당 벤처캐피털의 인수합병까지 염두에 두는 것이다.
김 회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의 획기적 성과를 이뤄내는 것,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개
척하는 것이 DGB금융그룹의 목적지다”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사업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핀테크 등 디지털금융 벤처기업을 능동적으로 발굴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금융시장에서 벤처캐피털의 우수한 안목과 역량에 그룹 계열사의 자원을 집중해 능동적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인 셈이다.
김 회장은 디지털사업 강화를 위해 2021년 8월에는 금융그룹 가운데 최초로 핀테크 플랫폼사인 뉴지스탁을 인수해 10번째 자회사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DGB금융그룹에 인수되던 3월 말 당시 자본금이 100억 원 규모에 불과한 벤처캐피털 회사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펀드 결성이 쉽지 않아 이전에 조성한 펀드를 운용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DGB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투자유치가 한결 수월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하이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펀드 자금 출자자로 대구은행, DGB캐피탈 등 DGB금융그룹의 계열사들이 참여하며 계열사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DGB금융그룹 계열사들을 이용한 광범위한 지원이 예상된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6일에는 수림창업투자에서 하이투자파트너스로 회사이름을 바꿨는데 DGB금융의 투자담당 ‘하이’ 계열사들의 기존 영업력을 그대로 이용하려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 하이자산운용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권준희 수림창업투자 대표이사는 “벤처캐피털은 은행의 안정적 이미지보다 혁신의 이미지가 필요한 만큼 그룹 편입 이후 회사이름 변경을 결정했다”며 “DGB금융그룹의 투자계열사인 ‘하이’ 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투자 영업력과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