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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토스뱅크 투자 수확 앞둬, 김정태 기대감과 위기감 교차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1-09-07 14: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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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면서 기대감과 위기감을 동시에 품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가 출범하면 지분투자가치가 재평가받을 수 있고 중저신용자 대출 관련 시너지도 꾀할 수 있지만 은행산업의 경쟁 심화에 따른 자기시장잠식(카니발리제이션)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하나은행 토스뱅크 투자 수확 앞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797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정태</a> 기대감과 위기감 교차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7일 하나은행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하나은행이 보유한 토스뱅크 지분가치는 187억5천만 원으로 평가됐다.

하나은행은 2020년 2월 토스혁신준비법인에 75억 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올해 들어 112억5천만 원을 추가 투입했다.

아직은 투자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토스뱅크가 정식 출범 후 연간 최대 3천억 원의 증자를 계획하고 있어 향후 투자액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6월 인터넷전문은행업 본인가를 받고 법인이름을 토스혁신준비법인에서 토스뱅크로 변경했다. 은행연합회에 가입하고 금융공동망 업무를 개시하는 등 10월 초 정식 출범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토스뱅크가 정식으로 출범하면 하나은행이 보유한 토스뱅크 지분도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보다 먼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설립된 카카오뱅크는 8월 증시 상장 후 한때 시가총액이 40조 원을 넘는 등 금융대장주로 자리잡았다.

토스뱅크가 탑재되는 토스앱의 사용자 수는 6월 기준으로 1404만 명으로 집계돼 카카오뱅크(1303만 명)를 제치고 금융앱 중 1위를 보였다.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토스뱅크를 향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이유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8월 말 기준으로 장외거래시장에서 시가총액 13조 원을 넘어서면서 하나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에 2천억여 원을 투자해 2조 원대 지분평가 이익을 누리고 있다. 토스뱅크가 카카오뱅크와 같은 길을 간다면 하나은행의 투자차익은 커질 수 있다.

물론 하나은행이 토스뱅크를 투자대상 기업으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은행을 추구하는 하나은행으로서는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더욱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은 7월 말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토스뱅크 투자를 들어 “앞으로 토스뱅크와 시너지를 내서 디지털은행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역시 6월 본인가 후 기자간담회에서 주주와 시너지를 들었다.

토스뱅크는 출범 초기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3년까지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의 목표를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44%로 잡고 있다. 시중은행인 하나은행과 사업영역이 겹치는 걸 최소화하고 더 많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최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34%)에 이어 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이랜드 등과 함께 2대주주에 올라 있다. 또다른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도 토스뱅크 주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지분이 6.67%로 하나은행에 뒤진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출범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주요 부서 직원들을 토스뱅크로 파견해 설립기반을 닦는 데 도움을 줬다. 올 초에는 하나은행에서 리스크 관리업무를 맡았던 직원이 토스뱅크 리스크관리책임자로 이동하는 등 밀접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전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을 향한 관심을 보여왔다. 제3인터넷전문은행이 처음 추진되던 2019년에는 키움증권이 주도하는 키움뱅크 주주로 참여했으나 한차례 인가가 무산된 후 토스뱅크로 배를 갈아탔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크게 오르자 임원회의에서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기존 방식으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금융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하나금융그룹 등 금융지주들은 여전히 직접 인터넷전문은행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도 버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은행연합회는 5월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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