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반기 수제맥주 위탁생산을 확대하며 코로나19 재확산의 어려움을 버틸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수제맥주 위탁생산으로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와인 매출도 늘어나면서 올해 주류사업에서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칠성음료 수제맥주 위탁생산 키워, 박윤기 코로나19에 비빌 언덕

▲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1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중소형 수제맥주 양조업체 육성을 위해 기획한 오디션 개최를 앞두고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준비한 수제맥주 오디션 ‘수제맥주 캔이 되다’는 6일부터 대국민 투표가 진행된다. 이번 오디션은 일반 소비자들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신이 마셔보고 싶은 수제맥주에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표결과에 따라 10개 수제맥주를 선정한 뒤 전문가의 오프라인 시음 평가를 거쳐 최우수작을 뽑게 된다. 선정된 최우수작은 위탁생산부터 마케팅까지 전체 과정을 롯데칠성음료가 지원해준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오디션을 생산과 유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중소형 수제맥주 양조업체 인큐베이팅(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기획했다.

이번 오디션은 롯데칠성음료에게 여러가지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양조업체의 수제맥주 위탁생산(OEM) 물량을 확보해서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롯데칠성음료는 중소형 양조업체의 제품 판매를 지원해주고 소비자 반응에 따라 장기계약을 이어갈 수 있다.

또한 오디션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선호도를 파악하고 제품개발과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상반기 맥주공장 가동률을 26%까지 올렸다. 주류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위탁생산을 시작한 뒤로는 맥주공장 가동률이 18%에서 32%로 개선됐다고 추정한다.

올해 2분기 제주맥주와 세븐브로이의 물량을 위탁생산한 데 이어 3분기부터는 양조업체 더쎄를라잇브루잉과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물량도 추가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의 전체 생산 자원의 효율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제맥주 위탁생산으로 매출 확대가 본격화되고 광고·판촉비도 2분기와 비교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수제맥주시장이 넓어지면 자체 맥주 브랜드인 클라우드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거나 집합 금지조치가 종료되면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가 맥주시장에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제맥주에 가까운 풍미가 강조된 클라우드 제품의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수제맥주 트렌드가 앞으로 유흥채널에서 클라우드 판매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롯데칠성음료의 와인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상반기 와인 매출로 403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261억 원과 비교해 54.3%가 증가했다. 

관세청은 올해 1~7월 국내 와인(2ℓ 이하) 수입액을 3억2500만 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2020년 한 해 동안 수입액 3억5천만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제품군별로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아 와인사업을 통해 거둔 영업이익은 알 수 없다.

다만 와인을 수입해 판매하는 기업 가운데 선두주자로 꼽히는 신세계L&B의 영업이익률이 7%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칠성음료도 와인 매출이 늘어나면 영업이익 개선에 보탬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077억 원, 영업이익 77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3%, 119.1% 늘어났다.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 뒤로 4년 동안 주류부문에서 영업손실을 내고 있지만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주류부문에서 올해 영업이익을 106억~125억 원을 낼 것으로 바라본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를 두고 "광고판촉비 증가에도 맥주 위탁생산과 고마진 와인, 청주 매출이 늘어나 지난해 2분기보다 적자는 105억 원 개선됐다"며 "구조조정 효과와 제품 포트폴리오, 사업모델 다각화효과로 실적 개선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