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이사가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할 자금으로 B형간염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만성 B형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차백신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는 치료백신과 예방백신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1일 차백신연구소에 따르면 면역증강제를 탑재해 효능을 높인 B형간염 백신의 기술수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면역증강제를 활용해 각종 질병의 백신 및 치료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 리포-팜(Lipo-pam)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엘-팜포는 기존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면역증강제 알룸(alum)보다 100배 이상의 항체 형성효과를 보이고 다른 면역증강제보다 T세포(면역세포)의 활성도가 높아 면역반응을 한층 높여준다.
올해 2월 국내 바이오기업 애스톤사이언스에 2031억 원 규모로 엘-팜포를 기술수출하는 등 면역증강제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염 대표는 국내외에 아직 만성 B형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B형간염 치료백신 및 예방백신의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의 B형간염 치료제는 증상의 진행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해 내성문제가 나타나고 투약을 중단하면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백신연구소는 면역증강제 엘-팜포를 탑재한 신약 후보물질 CVI-HBV-002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만성 B형간염 치료백신 및 예방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CVI-HBV-002의 B형간염 치료백신 임상2상을 2019년 12월말에 시작했으며 종료 예상시점을 2023년으로 보고 있다. 차백신연구소가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임상속도가 가장 빠르다.
CVI-HBV-002의 B형간염 예방백신 임상시험은 현재 임상1상이 진행 중이며 2022년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백신연구소가 B형간염 예방백신으로 개발하고 있는 다른 신약 후보물질 CVI-HBV-001에는 면역증강제 알룸이 탑재돼 성인뿐만 아니라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임상1/2a상을 마쳤다.
염 대표는 이 B형간염 백신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자신하고 있다.
염 대표는 보유하고 있는 B형간염 백신 후보물질들에 면역증강제가 탑재됐기 때문에 기존 B형간염 백신 투여에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염 대표는 올해 8월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B형간염 치료제의 글로벌 기술수출 평균금액이 11억2천만 달러(1조3천억 원)에 이른다”며 “내년 상반기 만성 B형간염 치료백신의 임상2상을 마치고 기술수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글로벌 만성 B형간염 치료백신 시장규모가 2024년에는 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차백신연구소는 이밖에 대상포진백신, 코로나19 백신, 조류독감백신,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등의 신약 후보물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10월5~6일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10월12~13일 공모청약을 진행한 뒤 10월 중으로 코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9월1~2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7~8일 공모청약을 진행해 이달 중으로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보완을 요청해 상장일정이 미뤄졌다.
차백신연구소는 10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자금 435억 원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신약 후보물질의 연구개발에 285억 원, 운영자금으로 146억 원가량을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차백신연구소의 전신은 2000년 6월에 설립된 두비엘이다.
차바이오텍이 2011년 두비엘을 인수하면서 회사이름을 차백신연구소로 바꿨다. 차바이오텍은 차백신연구소의 최대주주로 지분 45.95%를 보유하고 있다.
염정선 대표는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했으며 1993년 6월부터 2000년 9월까지 GC녹십자가 설립한 목암생명공학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을 지낸 뒤 2000년 10월 차백신연구소의 대표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