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 한국조선해양 사장이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 중간지주회사인 현대제뉴인의 초대 각자대표이사에 올라 재무 전문가로 보여줄 솜씨에 시선이 몰린다.

11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현대제뉴인은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연구개발(R&D)부문을 통합 운영하고 국내외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면서 2025년 글로벌 점유율 상위 5위 달성을 목표로 한다.
 
현대제뉴인 맡은 조영철, 현대건설기계 두산인프라 시너지가 어깨에

▲ 조영철 신임 현대제뉴인 각자 대표이사 사장.


현대제뉴인의 조직은 200여명 내외로 본사는 분당에 마련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현대제뉴인 출범으로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연구개발부문 조직이 합쳐지는 것은 아니다"며 "현대제뉴인이 중간지주사로서 두 회사 사이에서 중복투자를 막고 영업망 공유 등을 이끄는 징검다리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영철 사장은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건설기계부분이 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사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 사이 시너지를 통해 2025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5%이상을 달성, 글로벌 톱5 자리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초기에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과 아래에 놓일 현대건설기계 및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배구조를 정비하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현대제뉴인 임원에는 재무 전문가들이 여럿 포진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 이후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처럼 자회사의 관리와 연구개발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현대중공업의 기업공개를 설계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현대중공업에 1988년 입사해 30년 넘게 일하면서 재무분야에서만 근무한 재무 전문가로 평가된다.

조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권오갑 회장이 2010년 현대중공업에서 현대오일뱅크로, 2014년 다시 현대오일뱅크에서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길 때 같이 움직였을 만큼 권 회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된다.

조 사장은 고려대 출신으로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현대오일뱅크에서 2010년 상무, 2012년 전무에 올랐다.

2014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겨 재무구조 개선작업 진행했고 2016년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권오갑 회장은 조 사장과 함께 직접 현대제뉴인의 초대 각자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건설기계를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요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키워나가는 일들을 진두지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권오갑 회장이 현대제뉴인의 각자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앞으로 조선, 에너지사업과 함께 건설기계 사업을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선부문에만 있던 중간지주사를 건설기계에도 만듦으로써 그룹에서의 건설기계사업의 위상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러시아, 중국, 베트남, 터키 등 총 5개국서 기업결합 승인도 받음으로써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현대중공업지주는 7월26일 열린 이사회에서 현대건설기계 지분 현물출자, 유상증자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건설기계 지분 33.1%를 현대제뉴인에 현물출자하고 현대제뉴인 신주를 배정받기로 했다. 현대제뉴인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자금용도로 실시하는 2179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