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이 가파른 시장 점유율로 국내 변액보험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변액보험자산을 주로 해외 혁신성장기업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여 자산배분과 장기투자에 관심을 둔 고객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9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변액보험시장에서 미래에셋생명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5월 기준 전체 생명보험사가 거둔 변액보험 누적 초회보험료 2조2576억 원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의 비중은 61.5%(1조3887억 원)에 이른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점유율이 2019년 30%를 넘기고 지난해에 50%를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미래에셋생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미래에셋생명 다음으로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많은 메트라이프생명의 실적은 1988억 원 수준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펀드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이 결정되는 실적배당형상품이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고 증시가 호황인 상황에서 자산배분과 장기투자에 중점을 둔 변액보험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미래에셋생명이라고 고객들에게 어느 정도 각인이 된 것 같다"며 "선진국시장과 IT부문 등 지역 및 산업을 대표하는 혁신성장 중심의 투자전략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률을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재상 사장은 변액보험자산의 상당부분을 해외자산에 투자하며 수익률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창출할 기회가 많은 해외시장에 적극 투자하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의 대표 변액보험 상품인 MVP펀드의 3분기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 가운데 주식부문을 살펴보면 국내주식은 5%, 해외주식은 95%로 구성됐다. 채권 포트폴리오도 해외채권이 90%에 이른다.
MVP펀드는 고객을 대신해 미래에셋생명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전략 수립부터 운영까지 모든 자산운용을 직접하는 일임형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전체 자산구성을 살펴보면 1분기 기준 변액보험 자산의 71%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2019년 말 67%에서 2020년 말 70%로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다른 생명보험사들은 국내에 88%를 투자하고 있어 차이를 보인다.
변 사장은 증권업계 출신으로 자산운용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2019년 미래에셋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뒤 증권업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혁신추구 경향 등을 보험업에 접목하며 미래에셋생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미래에셋생명은 생명보험사 가운데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이 가장 좋다.
변액보험은 짧은 시간 안에 큰 성과를 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3년 또는 5년 이상의 중장기 수익률을 파악해보는 것이 좋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의 5년 수익률을 살펴보면 주식형은 101.6%로 집계됐다. IBK연금보험(93.0%), 메트라이프생명(88.8%), 푸본현대생명(87.6%), 교보생명(82.6%) 등이 미래에셋생명의 뒤를 이었다.
주식혼합형의 수익률도 미래에셋생명이 55.4%로 가장 높았다. 이어 DB생명(47.7%), 처브라이프생명(45.1%), 흥국생명(43.5%), AIA생명(36.9%) 순서로 나타났다.
채권형의 수익률은 미래에셋생명(13.4%)이 1위에 올라 2위인 IBK연금보험(7.5%)과 큰 차이를 보였다. 그밖에 동양생명(7.5%), AIA생명(7.1%), DGB생명(6.9%) 등의 수익률이 높았다.
채권혼합형도 미래에셋생명의 수익률이 35.1%로 가장 높았다. 2~5위는 KB생명(28.3%)과 신한생명(27.6%), 오렌지라이프생명(27.5%), DB생명(25.1%) 등이다.
변액보험 3년 수익률도 미래에셋생명이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생명은 주식형(61.4%), 주식혼합형(35.4%), 채권형(9.0%), 채권혼합형(25.3%) 등 모든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변 사장은 변액보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변액보증금 환입 역기저효과로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이 전체적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2분기 국내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19 영향로 급락했다 20% 오르는 등 빠르게 회복하면서 환입효과가 매우 컸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는 7.6% 상승에 그쳤다.
이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 등 상장 생명보험사 4곳의 2분기 순이익은 3989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39.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해외주식에 무게를 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만큼 다른 보험보험사들에 비해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임승미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변액보증금 환입과 유가증권 매각이익 등으로 미래에셋생명 2분식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