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이사가 코로나19에 따른 재무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반납했던 항공기를 다시 도입하는 등 미래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국제선여객 수요가 언제 회복될지도 모르는데 당분간은 섣부른 투자보다 버티기에 주력하는 게 낫지 않냐는 시선도 항공업계에서 자리잡고 있다.
▲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이사.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플라이강원은 코로나19로 반납했던 항공기 2대 가운데 1대를 다시 도입하고 13일부터 대구~양양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플라이강원은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본 뒤 조만간 나머지 1대도 다시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후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기를 도입한다는 방침도 정해뒀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이사는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근 신규자금을 투입해 생존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이 70% 이상 이뤄지면 집단면역 형성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기 운항대수가 다시 늘어나면 플라이강원이 싣고 나르는 여객 수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 자료에 따르면 플라이강원 여객 수는 2020년 1~6월 6만8303명에서 2021년 1~6월 3만9246명으로 42.5%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선 운항을 놓고 저비용항공사(LCC) 사이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여객 수 반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플라이강원은 국토교통부로부터 화물운송면허를 취득해 국제선 여객이 회복되지 않으면 중대형기를 화물운송사업에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워뒀지만 사실상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항공사가 아니고서는 화물운송사업으로 국제선여객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을 만회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저비용항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대형항공사의 항공기와 비교해 규모가 작아 많은 화물을 싣기 어렵고 화주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대형항공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제선여객 수요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이렇다 할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플라이강원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속도를 내는 것을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플라이강원 같은 저비용항공사에게는 국제선 운항 재개가 중요한데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이 확산하면서 올해 안에는 국제선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에 따라 항공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올해 연말 기준으로 여객 수가 2020년 1월의 70~80%수준일 것으로 내다본다.
플라이강원은 최대주주인 주원석 대표이사가 운영자금으로 120억 원을 투입하면서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했다.
플라이강원은 올해 2월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전제조건이 최대주주의 사재출연이었다.
주 대표의 자금투입으로 플라이강원은 강원도의 지원금도 받을 수 있게 됐다. 강원도의회는 지난해 말 도내 공항 활성화를 위한 운항장려금 60억 원 지원을 의결하면서 지원금 2배 규모의 신규투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플라이강원은 9월 주주총회에서 5대1 비율로 무상감자를 추진하는 안건을 의결한 뒤 13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유상증자가 기대대로 마무리되면 플라이강원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