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삼성전자를 기술력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여기저기서 ‘세계 최초’라는 말이 들려오는 탓에 삼성전자가 두 회사에게 추월당했다는 느낌마저 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D램사업을 보면 여전히 여유가 느껴진다.
삼성전자은 왜 여전히 D램사업에서 자신만만해하고 있는 걸까?
◆ 삼성전자는 정말로 늦었는가, 마이크론이 따라오기 힘든 ‘수율’의 격차
마이크론은 올해 초에 세계 최초로 1a(4세대) D램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와 비교해 삼성전자는 1a D램 양산시점을 ‘올해 안’으로 잡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3분기에는 삼성전자의 1a D램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정말로 마이크론에 밀린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이 수율(전체 생산량 가운데 불량품이 아닌 완성품의 비율)이 생산성과 수익성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보통 수율은 영업비밀이라 공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각 업체들의 수율을 추측만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마이크론 1a D램의 수율을 70~80%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4세대 D램 양산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수율에 있다.
삼성전자는 1a D램보다 한 세대 이전 D램, 현재 주력 생산품인 1z D램에 세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이 EUV공정을 1a D램 양산에도 적용하고 있다.
EUV공정(극자외선 공정)은 회로를 매우 미세하게 새기는 데 유용한 기술이다.
비유하자면 미세한 그림을 그릴 때 사용되는 매우 얇은 펜의 역할을 하는 것이 EUV라고 볼 수 있다.
좁은 선폭의 반도체, 즉 높은 세대의 반도체를 불량 없이 잘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EUV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EUV공정을 도입한 삼성전자는 양산시점은 조금 늦을지언정 수율에서 마이크론을 압도할 수 있게 된다.
반도체업계의 한 전문가 “마이크론이 EUV 없이 4세대 D램의 양산에 성공한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라며 “하지만 EUV 없이 4세대 D램의 수율을 안정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4세대 D램 수율이 90% 이상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반면 마이크론이 EUV 공정을 적용한 4세대 디램 양산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년 단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수율 안정화라는 것을 살피면 삼성전자가 마이크론보다 4세대 D램 양산이 뒤쳐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 EUV 장비 수에서 보이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생산량 차이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수율로 SK하이닉스 역시 압도할 수 있을까?
SK하이닉스 역시 EUV공정을 4세대 D램 양산에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살피면 그렇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SK하이닉스 관계자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세대 D램 수율은 ‘이익을 내기에 무리가 없는 정도’다. 한쪽에서는 SK하이닉스의 4세대 D램 수율이 95%에 이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EUV 공정을 적용한 4세대 D램 양산을 삼성전자보다 먼저 시작했다고 삼성전자의 D램 사업을 단시간에 위협하기는 어렵다. EUV공정의 규모 차이 때문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4세대 D램으로 제대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EUV공정을 적용해야 한다.
문제는 SK하이닉스가 보유하고 있는 EUV공정 장비가 적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금 EUV공정 장비를 3대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량으로 4세대 D램을 찍어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이야기다.
반면 삼성전자는 확실하게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20대가 넘는 EUV공정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EUV공정장비를 시스템반도체 제조에 투입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와 들고 있는 장비의 수 격차가 너무 크다.
SK하이닉스가 단시간에 EUV공정장비를 대량으로 확보하기도 어렵다.
EUV공정장비는 세계에서 ASML(01)이라는 회사가 독점으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EUV공정장비가 굉장히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생산하는데 시간이 많이 든다. ASML의 EUV공정장비 출하량은 2018년 18대, 2019년 26대, 2020년 31대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EUV공정장비를 사용하는 업계가 D램업계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EUV공정장비를 사들이는데 가장 적극적 모습을 보이는 기업은 바로 대만의 파운드리 기업인 TSMC입니다. TSMC는 이미 50대 수준의 EUV공정장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SK하이닉스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AMSL과 5년 동안 4조7500억 원 수준의 EUV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10월 ASML을 직접 방문해 EUV장비 확보를 논의할 정도로 삼성전자 역시 EUV장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생산라인과 EUV공정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후발 경쟁사와 비교해 고정비 부담이 훨씬 적을 것”이라며 “2022년 하반기부터 EUV D램을 글로벌시장 주류로 안착시키면서 삼성전자와 후발업체들의 기술격차는 재차 확대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1년에 약 40대 정도를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나눠먹기 싸움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D램업계에서는 2019년에 가장 먼저 EUV를 시작한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정별 생산 비중 변화를 예상한 자료를 보면 이런 상황이 더욱 확실하게 보인다.
IBK투자증권이 예측한 D램의 공정별 비중 추이 자료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예상치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세대 D램 생산비중은 모두 1%다.
하지만 2022년 4분기 예상치를 보면 삼성전자는 21%, SK하이닉스는 13%로 차이가 벌어진다. 삼성전자가 전체 D램 생산량도 더 많은데 4세댐 D램 비중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훨씬 높다는 것은 두 회사의 4세대 D램 생산력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삼성전자가 D램 ‘초격차’ 계속 유지하려면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기술 맹추격’에도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봤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삼성전자가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D램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이야기하던 ‘초격차’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초격차는 기술격차보다는 생산량 측면에서 유지되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반도체사업 전체의 강화를 위해 막대한 돈이 필요한 삼성전자가 D램 생산량을 계속 확대하는 투자를 진행하는 것에는 조금 무리가 따른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추가로 파운드리공장을 짓겠다는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여기에 투입되는 돈이 약 20조 원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10년 동안 반도체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171조 원의 12%에 해당하는 돈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D램을 포함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올해 하반기에는 지금처럼 높게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급을 무작정 늘리기가 애매한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D램시장에서 ‘초격차’를 계속 유지해가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기술력에서 계속해서 압도적 모습을 유지해나가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연 삼성전자가 경쟁자들의 추격을 물리치고 D램 시장에서 압도적 강자의 모습을 계속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
my darling oliver, i still fall in love with you afresh every time i see your picture. i miss you terribly and i count the days, hours, and minutes for you to come home. sending you kisses: muah muah muah. (2021-08-05 11:3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