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욱 기자 wooklee@businesspost.co.kr2021-08-05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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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랜 불황을 버텨왔던 항공사들이 성수기인 휴가시즌을 맞았지만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휴가시즌과 겹치면서 고객들의 항공권 예약 취소나 변경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항공사들은 고역을 치르고 있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인천국제공항에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본격 여름 휴가철이지만 제주 노선 예약률도 50% 정도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다른 휴양지들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기 여행 수요를 통해 실적 반등을 기대했던 항공사들의 기대가 물거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불황이 장기화되자 화물운송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불황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던 저비용 항공사들은 자본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8월 주주총회를 열고 액면가 5천 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천 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최종 결정하고 9월에는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할 방침을 세웠다.
에어부산도 10월에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을 정했다.
진에어는 보유 항공기를 기존 28대에서 23대로 줄이며 고정비 감축에 나섰다.
항공업계와 달리 해운업계는 운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요 선사들은 호황기를 맞았다.
게다가 글로벌 해운운임이 4천 포인트선을 돌파하고도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해운업의 실적 호황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운임은 하반기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3분기는 해운업계 계절적 성수기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글로벌 물동량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항공>
◆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지속된 코로나19로 여객사업은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지만 화물운송사업이 떠받치며 올해 2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운임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역시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122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1.85% 늘어났다.
지난해에 이어 화물사업이 또다시 실적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많아야 30% 수준이었던 화물사업 매출비중은 현재 60%를 웃돈다.
여객사업 불황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화물사업 역량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7월까지 16대의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사업에 투입하기도 했다.
항공운임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TAC인덱스가 발표하는 항공화물운임지수에 따르면 7월26일 기준 홍콩~북미 노선의 화물운임은 1㎏당 8.03달러를 보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국제화물수송에서 세계 항공사 가운데 5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표한 ‘세계 항공수송 통계 2021’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20년 80억9100만 FTK(톤킬로미터·각 항공편 당 수송 톤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것)의 국제화물수송 실적을 냈다.
대한항공은 2019년에 이어 5위를 유지했다. 화물 실적은 2019년 73억9000만 FTK보다 9.5% 증가했다.
지난해 국제화물수송 실적 1위는 카타르항공으로 137억4만 FTK를 보였다. 이어 페덱스(102억6600만 FTK), 에미레이트항공(95억6900만 FTK), 캐세이퍼시픽항공(81억3700만 FTK) 순이었다.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도 화물운송 증가로 올해 2분기 실적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2분기보다 41% 늘어난 330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 적격성 심의 결과 상장 유지가 결정된 아시아나항공은 이사회 권한을 크게 확대해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한다. 또 회사의 의사결정과 업무집행을 분리해 경영의 투명성과 안정적 지배구조를 확립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내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와 보상위원회, 안전위원회를 신설하고 외부 경영감시기능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7월12일 ESG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아울러 대한항공과 인수·합병(M&A)에 따른 대규모 자금확충을 통해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대금을 운영자금 및 차입금 상환에 활용해 자본잠식 및 부채비율을 개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위기를 넘기 위해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 추진 카드를 꺼내들었다.
제주항공은 8월13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주식을 5분의1로 감액하는 무상감자안건을 승인하고 이사회 결의를 거쳐 2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도 확정한다.
제주항공이 이처럼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이 상당히 악화된 영향이 크다. 올해 1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705%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1.7%포인트나 늘어났고 자본잠식률은 29%로 부분자본잠식에 놓였다. 1분기 영업적자만 873억 원을 봤다.
제주항공은 8월에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인천국제공항에서 3편, 김해국제공항에서 2편 등 모두 5편을 운항한다.
인천 출발편은 8월14·21·28일 오후 3시에 인천공항을 출발, 일본 대마도 상공을 거쳐 오후 5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부산 출발 편은 8월21일과 28일 오후 1시30분에 김해공항을 출발해 일본 대마도 상공을 거쳐 오후 2시30분에 다시 김해공항에 도착한다.
◆ 진에어
진에어도 부분자본잠식에 빠졌다. 재무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유상증자를 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진에어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본금 450억 원, 자본총계 259억 원으로 자본잠식률이 42.4%이다.
진에어는 자본확충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진에어의 재무 개선안 마련이 늦어지는 배경으로 아시아나항공과 인수합병이 꼽힌다. 성공적 자본확충을 위해선 대주주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데 진에어의 지배구조가 아직 미완상태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 뒤 지배구조가 어느 정도 틀이 잡힌 뒤에야 진에어도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를 통합하고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를 통합한 뒤 ‘오너일가→한진칼→통합 대형항공사→통합 저비용항공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하는 방향을 정해놨다.
<해운>
◆ HMM
HMM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 원대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은 HMM이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602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했다.
HMM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올해 1분기 영업이익(1조193원)보다 많고 지난해 2분기 1387억 원의 8배 수준이다.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올해 2분기 평균 3259.15를 보였다. 지난해 2분기 평균 897.39의 3.6배 수준이다.
특히 7월16일에는 4054.42를 기록하며 2009년 10월 지수 1000을 기준으로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4천선을 넘었다.
HMM의 주력인 아시아~북미 서안 노선과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의 오름폭도 컸다. 올해 2분기 유럽 노선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180달러로 지난해 2분기(807.5달러)의 6.4배 수준이다. 북미서안 노선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617.8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1959.9달러) 대비 2.4배다.
HMM는 선대 확장도 마무리되면서 매출규모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HMM은 지난해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에 이어 올해 2분기 1만6000TEU급 8척까지 모두 유럽 노선에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