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외국인투자자가 모처럼 돌아왔다.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에서 나흘째 매수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안정과 국제 유가의 점진적 상승이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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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3일 전날보다 10.75포인트(0.55%) 오른 1958.17로 장을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
코스피 지수는 3일 전날보다 10.75포인트(0.55%) 오른 1958.1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후에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돼 195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496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4월24일 5328억 원 이후 약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순매수다.
기관투자자는 2349억 원, 개인투자자는 315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5거래일 연속으로 코스피에서 순매수를 기록했다. 순매수폭도 2월25일 203억 원에서 계속 커지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들 가운데 삼성전자(1.92%), 현대모비스(1.20%), SK하이닉스(3.23%), 삼성생명(0.89%) 등의 주가는 상승했다. 반면 한국전력(-2.50%), 현대자동차(-1.67%), LG화학(-1.28%) 주가는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6.76포인트(1.02%) 오른 669.01로 거래를 끝냈다. 외국인투자자는 코스닥에서도 오후 들어 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투자자는 코스닥에서 31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도 359억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만 51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코스닥에서 4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도 다소 진정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사자’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2.9원 급락한 1달러당 1214.6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원-달러 환율은 11거래일 만에 1210원대로 내려왔다.
달러화 약세의 조짐이 나타난 것도 외국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투자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보다 수익성이 좋은 투자처를 찾아 위험자산으로 분류했던 국내 증시에 돌아왔다는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14달러 떨어진 98.22로 거래됐다. 1월29일 99.65와 비교하면 1개월 동안 소폭 하락했다. 달러인덱스가 낮을수록 달러화 가치도 떨어진다.
국제 유가가 30달러선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투자자를 국내 증시에 다시 불러온 요인으로 보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0.76% 오른 1배럴당 34.66달러로 거래를 끝냈다. 2월11일 1배럴당 26.21달러로 바닥을 찍은 이래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중동계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동계 투자자들은 2월에 52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1월 8323억 원보다 훨씬 규모가 줄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중순에 유럽, 일본, 미국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잇달아 개최하고 산유국도 원유 생산 동결을 논의한다”며 “회의 결과에 따라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