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1-07-13 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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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대어급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모주 청약고객을 붙잡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KB증권은 카카오뱅크와 LG에너지솔루션이 보기 드문 대어급 기업공개인 만큼 투자금융(IB)부문에서 거둔 성과를 신규고객 확보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 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6일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8월 초 크래프톤, 카카오페이까지 대어급 기업공개 일정이 몰리면서 전례없는 이른바 ‘공모주 슈퍼위크’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 공모가 기준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는 각각 18조 원, 24조 원, 12조 원 수준이다.
게다가 LG에너지솔루션도 이르면 9월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 예상 기업가치는 50조 원에서 최대 100조 원 정도로 역대 최대 규모가 유력한 만큼 공모주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KB증권은 카카오뱅크와 LG에너지솔루션 두 기업의 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내는 성과를 거두면서 공모주 청약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고객을 끌어들이고 장기고객으로 묶어두기 위한 마케팅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공모가 압박에 나서는 데다 가상화폐 투자열기가 식으면서 공모주 투자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공모주 슈퍼위크를 앞두고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도 6월 말 기준 약 641조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0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낮지만 인출이 자유로워 대기성 자금으로 활용된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LG에너지솔루션은 증권사별 공모주 중복청약이 금지된다.
일반적으로 대표주관사가 가장 많은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와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주관사인 KB증권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을 대비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KB증권은 카카오뱅크 전체 공모물량 가운데 가장 많은 28%(1832만6천 주)를 배정받기도 했다. 다음으로 한국투자증권 19%(1243만5500주), 하나금융투자 3%(196만3500주), 현대차증권 2%(130만9천 주)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공모규모만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모주 청약에 수많은 계좌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KB증권은 홈페이지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공모주 청약 우대한도를 확인하는 고객 누구에게나 온라인 적립식 펀드 할인쿠폰 1만 원권을 증정하고 있다.
또 공모주 청약 우대한도 확인고객에게 특판 발행어음 가입혜택도 제공하면서 고객 확보에 애쓰고 있다.
올해 5월에는 공모주 청약 우대조건을 확대해 우수고객이 최대 3배수까지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청약 전월 총자산 평균잔고와 전월 말 총자산이 3억 원 이상이거나 KB증권 프리미어 등급에 해당하는 고객이 대상이다.
최근 인기를 얻고있는 중개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개설하고 2천만 원 이상 납입한 고객에게는 공모주 청약 2배수 우대 혜택을 제공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꾀하고 있다.
전산장애 발생을 막고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신뢰를 얻는 데도 힘을 내고 있다.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대형기업의 상장이 연이어 진행되기 때문에 공모주 청약을 위한 대규모 자금이동 및 수익실현 과정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의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도 전산망 이용량이 급증하면서 자금이체, 거래체결 등이 지연돼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KB증권은 시스템 증설 등을 통해 동시 접속자 수를 기존 22만 명에서 100만 명 수준까지 가능하도록 대비하고 있다. 또 과부하를 효율적으로 분산하기 위해 프로세스 효율화, 인프라 증설 등도 추진하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대형 기업공개 추진을 위해 신규 고객용 제3 IDC(인터넷데이터센터), 거래로그 저장시스템 등의 증설을 완료했다”며 “공모주 청약 이후 고객들을 위해 은행채, 전단채, 랩어카운트 등의 금융상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