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가 10조 원 중후반대 시가총액을 적정 기업가치로 제시하면서 주요 은행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은행주는 주주 환원정책 확대기조와 금리상승 등 영향으로 2020년 말부터 주가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카카오뱅크 상장으로 저평가 매력이 더 부각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카카오뱅크 상장으로 은행주 저평가 부각, 배당확대 가능성도 매력적

▲ 4대 금융지주 로고.


5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희망공모가를 바탕으로 계산한 시가총액은 15조6783억 원에서 18조5289억 원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업가치 산정에 주가순자산비율(PBR) 3.1~3.7배를 적용했다. 이는 0.36~0.49배 사이에 있는 주요 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보다 10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비교기업에 국내 금융회사가 아닌 △미국 로켓컴퍼니스 △브라질 팍세그루디지털 △러시아 TCS그룹홀딩스 △스웨덴 노르드넷 등 해외 은행 및 디지털금융사업자를 선정했다.

당초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IBK기업은행 등이 비교대상 집단에 포함돼 있었으나 카카오뱅크는 이들이 충분한 유사성을 띠지 않는다고 판단해 최종 선정단계에서는 제외했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산업은 양호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나 산업의 특성상 향후 성장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상존한다"며 "반면 디지털경제의 확산에 따라 모바일뱅킹시장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기존 은행권이 점유하던 시장을 대체하면서 차별화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발부터 기존 은행과는 차이를 보인다. 2017년 영업 본격화한 뒤 영업수익은 지난해 말까지 4년 동안 연평균 120%에 이른다.

카카오뱅크의 높은 성장성과 온라인 위주의 저비용구조를 감안하더라도 같은 경쟁자인 전통 금융회사들과 비교해 고평가됐다는 시선도 나온다.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18조5천억 원 규모의 기업가치는 하나금융지주(약 13조5천억 원), 우리금융지주(약 8조4천억 원)보다 높고 KB금융지주(약 22조5천억 원), 신한금융지주(약 20조6천억 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익규모 면에서도 괴리가 크다. 은행주 가운데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3조4552억 원을 냈다. 카카오뱅크(1136억 원)과 비교해 30배가 넘는 규모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공모가는 시장의 예상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장외가격에 비해 현저히 낮게 형성됐다"면서도 "상장 은행지주 대비로는 여전히 상당한 프리미엄이 부여된 수치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은행주의 저평가가 부각될 가능성도 나온다. 

국내 은행주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규모 순이익을 내는 등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주가는 제자리 수준에 머물러있다. 

1분기 말 자산을 기준으로 주요 4대 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을 계산해보면 KB금융지주 0.49배, 신한금융지주 0.48배, 하나금융지주 0.42배, 우리금융지주 0.36배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은 순자산총액과 비교해 주가가 몇 배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 주요 은행주들은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칠 만큼 성장성이 낮게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상장에 더해 7월부터 은행권에 내려졌던 배당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은행주 매력이 더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송민지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주요 은행지주의 5% 이상 주요주주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및 연기금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배당 확대의 가능성은 더욱 높다"며 "배당 확대는 장기적으로는 저평가된 은행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