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들이 젊은 세대를 겨냥해 차별화된 카드 디자인을 내놓고 있다.
MZ세대가 소비시장 전반에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디자인 영역에서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하나의 상품에 복수의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 운영이 가능한 KB국민카드의 '멀티 디자인 프로세스' 이미지. < KB국민카드 > |
2일 카드업계 따르면 올해 들어 카드회사들이 디자인을 앞세워 MZ세대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최근 KB국민카드는 하나의 카드에 다양한 디자인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원카드 멀티디자인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KB국민카드는 향후 출시예정인 주요 카드상품에 탄력적으로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유명 아티스트과 협업 등을 통해 다양한 카드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프로세스 구축으로 KB국민카드는 새로운 카드 디자인 추가 때 전산 개발 등 업무처리에 소요됐던 시간을 기존 대비 최대 8분의1 수준으로 단축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차별화된 디자인에 대한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이번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디자인 선택의 폭을 중요시하는 추세가 카드업계에도 일면서 이런 요구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업무체계를 개편한 것이다.
카드회사들은 개성에 민감한 MZ세대를 겨냥한 카드 디자인을 잇달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MZ세대는 현재 소비시장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미래 고객을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만큼 카드 할인과 제휴혜택 등 기능적 영역뿐 아니라 디자인 영역까지 전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 디자인에 '신박한'(신선하고 새롭다는 뜻의 신조어) 개성을 반영하는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현대카드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배민현대카드'를 출시하며 본격화했다.
배민현대카드는 계란 프라이, 떡볶이, 고등어 등 음식 이미지를 활용해 배달의민족 특유의 감성을 담았다.
현대카드는 6월 MZ세대를 위한 프리미엄 카드 '더 핑크'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카드 측은 흔히 마케팅에 사용되는 핑크보다 더 강렬한 핑크색을 카드에 입혀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MZ세대의 정체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5월 말 삼성카드와 카카오페이가 손을 잡고 내놓은 '카카오페이신용카드'도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
카카오페이신용카드는 일반적 신용카드와 달리 카드 앞면 또는 뒷면에 고유의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이 새겨져있지 않다.
대신 사용자가 원하는 카드에 문구를 기재할 수 있도록 했다.
카드번호를 없애 보안을 강화하고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삼성카드 측은 설명했다.
이처럼 혜택뿐 아니라 디자인 영역에도 카드회사들이 공을 들이는 이유는 소비시장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세대를 잡고 향후 장기고객으로 묶어두기 위해서다.
MZ세대는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명품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며 소비시장의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매출에서 20대와 30대 구매비중은 50.7%로 절반을 넘어섰다. 롯데백화점의 2030세대 명품 매출비중도 46%로 2019년 41%보다 5%포인트 늘어났다.
카드사로서는 디자인 강화에 공을 들이면 카드 발급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 당장은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도 있다. 또 페이앱을 많이 쓰는 젊은 세대의 특성상 카드 발급을 늘리는 데 크게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카드사와 제휴사로서는 각각 마케팅과 홍보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시도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