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 의지에 힘입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원-달러 환율은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직전 거래일의 종가와 같은 달러당 1234.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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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직전 거래일과 같은 1234.40원으로 거래를 끝낸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
원-달러 환율은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1.60원 오른 달러당 1236.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그 뒤 1229.5원까지 떨어졌다가 오후에 다시 상승해 보합세로 거래를 끝냈다.
원-달러 환율은 19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외환시장에 구두개입한 영향을 받아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16~19일 계속 상승해 5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19일 발표한 공동 성명서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과 변동성이 과도하다”며 “지나친 쏠림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1년7개월 만에 외환시장에 구두로 개입한 영향이 외환시장에 반영됐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된 점을 감안해 투자자들이 매매차익 실현에 나선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인천공항 수출입청사에서 열린 전국 세관장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변화하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원칙론이지만 지금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살펴봐야 할 때”라며 “원-달러 환율이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국제유가 하락 등은 외환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중장기적으로 120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 초반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이라는 특수성도 안고 있다”며 “원화약세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