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이사가 희귀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의 치료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이노스메드는 현재 파킨슨병을 비롯해 다계통위축증이 증상완화제만 존재하고 치료약이 없어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카이노스메드가 7월 안으로 파킨슨병(PD), 다계통위축증(MSA), 심부전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KM-819의 임상2상 시험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계통위축증은 파킨슨병에 속하는 여러 질환의 한 유형이다. 자율신경장애와 함께 파킨슨증상과 소뇌실조증 등의 운동능력 이상을 보인다.
현재 파킨슨병과 다계통위축증의 치료제시장에는 증상완화제만 있을 뿐 치료제는 없다.
카이노스메드는 2007년에 설립돼 퇴행성신경질환(CNS), 항암제, 항바이러스제 위주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개발하고 있다. 2020년 6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시장에 합류했다.
현재 카이노스메드가 기술이전을 하지 않은 후보물질 가운데 KM-819가 임상단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노스메드는 KM-819를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로 미국에서 임상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다계통위축증과 심부전 치료제 후보물질로는 미국 임상2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계통위축증 치료제 후보물질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2상 시험을 신청했다.
카이노스메드는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던 KM-819의 적응증을 넓혀 다계통위축증과 심부전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KM-819가 미국 임상2상 시험 승인을 받게 된다면 기술이전 수요가 클 것으로 내다본다.
앞서 2월 다국적 제약회사인 바이오젠과 사노피가 개발 중이던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2상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카이노스메드는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지목된 알파-시누클라인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다른 회사와 달리 FAF1 단백질 억제 기전으로 KM-819를 개발하고 있다.
FAF1 단백질은 도파민 분비 뇌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 파킨슨병과 다계통위축증 환자들의 뇌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노스메드는 KM-819가 FAF1의 과발현을 막아 신경세포의 사멸속도를 늦추며 알파-시누클라인 축적도 저해하는 등 다계통위축증과 파킨슨병에 관한 근본적 치료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이노스메드가 KM-819의 임상2상 시험에 성공한다면 다계통위축증의 희귀질환 분류와 치료제가 없는 상황 속에서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패스트트랙에 지정될 가능성도 커진다.
이기섭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2022년) 3분기에 임상 중간결과를 확보하려 한다”며 “파킨슨병(다계통위축증 등)을 치료하는 국산 혁신신약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계통위축증은 치료제가 없어 임상2상 시험에만 성공해도 조건부허가를 받아 상용화할 수 있다”며 “안전성을 보는 임상1상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파킨슨병과 다계통위축증 등의 뇌질환 치료제는 뇌를 둘러싼 혈뇌장벽(BBB)을 뚫고 약물을 전송하기가 어렵고 혈뇌장벽을 뚫더라도 작은 뇌신경세포 내부로 커다란 약리물질이 들어가기 어렵다는 점 등이 개발에서 문제로 지적됐다.
카이노스메드의 KM-819는 혈뇌장벽을 통과하는 문제는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리물질의 뇌신경세포 내부 유효성이 임상2상 시험의 과제로 남아있다.
카이노스메드는 파킨슨병 치료제 글로벌시장 규모가 2016년 기준 31억 달러(약 3조5천억 원)에서 2026년 88억 달러(약 9조9600억 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해마다 11.1%씩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