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전기차 등의 배터리 원료로 쓰이는 리튬의 생산 규모를 연간 4만 톤까지 확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포스코의 리튬 생산공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권 회장은 15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 포스코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리튬 추출기술을 통해 현재 2500톤인 연간 생산량을 앞으로 4만 톤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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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5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대통령궁에서 마크리 대통령과 리튬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회담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 회장, 마크리 대통령, 추종연 주아르헨티나 한국대사. |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포스코의 리튬 추출기술에 대해 설명했고 포스코의 리튬 생산공장이 환경친화적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자원 개발,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창출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포스코는 14일 아르헨티나 살타(Salta)주에서 상업용 리튬 생산공장의 착공식을 열었다.
포스코는 이 공장에서 연간 약 2500톤의 전지용 고순도 리튬을 생산해 자동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생산하는 국내외 양극재 제조회사에 공급하기로 했다.
리튬은 전기차나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의 핵심원료다.
우리나라는 2차전지 생산 강국이지만 리튬이 주로 남미에 매장돼 있어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초기 생산량인 2500톤은 전기차 6만 대 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앞으로 생산 규모가 4만 톤으로 확대되면 전기차 100만여 대 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리튬사업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권 회장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으로 있던 2010년부터 리튬 추출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이 추출기술을 통해 평균 12~18개월이 걸리던 추출 시간을 길어야 한 달로 줄였다.
권 회장은 지난해 리튬 추출이나 니켈 정련과 같이 포스코가 고유기술을 확보하고 있거나 경쟁우위를 갖춘 분야는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리튬시장의 성장성도 높다고 평가받는다.
글로벌 리튬시장의 규모는 2002년 7만 톤에서 2014년 17만 톤으로 10여 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했다.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27만 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리튬 생산공장에 대해 “초기 생산량,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앞으로 증설 등을 통해 포스코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전기차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리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시달리는 글로벌 2차 전지회사들은 이미 포스코에 공급 계약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주가도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포스코 주가는 16일 전일보다 2.12% 오른 19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포스코 주가가 19만 원대로 올라선 건 지난해 10월 말 이후 4달여 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