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이 올해 하반기부터 3D낸드를 대량양산하며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한다.
삼성전자는 3D낸드 업계 선두주자로, SK하이닉스는 후발주자로 시장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복병을 만나게 됐다.
도시바와 샌디스크, 인텔 등도 올해 하반기 3D낸드 시장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 마이크론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라
15일 외신을 종합하면 마이크론이 3D낸드 양산계획을 구체화하며 시장에 공격적인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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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마이크론은 올해 하반기부터 3D낸드 제품의 대량생산을 시작하고 공정개선에 주력해 2017년까지 원가를 2D낸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6월부터 소비자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에 이어 서버용과 자동차용 등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3D낸드는 기존의 2D낸드에 비해 집적도가 높아 성능과 전력효율이 뛰어나며 장기적으로는 고용량 메모리의 생산단가도 크게 낮출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3D낸드 제품 양산을 2014년부터 시작했지만 생산공정 단계에서 원가 절감이 쉽지 않아 아직 2D낸드에 비해 크게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론이 원가 절감에 중점을 둔 전략으로 나설 경우 SSD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어 삼성전자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전자전문매체 지디넷은 "마이크론은 삼성전자보다 눈에 띄게 앞선 기술력으로 빠른 추격에 나섰다"며 "삼성전자가 주도하던 낸드플래시 시장의 성능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샌디스크와 도시바, 인텔 등 세계 반도체기업들 역시 올해 3D낸드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포브스는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3D낸드 대량 양산계획을 밝히며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며 "올해 샌디스크와 도시바도 가세하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 코웬은 "마이크론과 인텔은 3D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대적할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며 "3D낸드 시장에 벌써부터 공급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 SK하이닉스 시장진입에 우려
세계 반도체기업들이 3D낸드 양산시기를 앞당기고 있어 관련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주력사업인 D램의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하자 낸드플래시를 키워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3D낸드 양산시기를 최대한 끌어당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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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SK하이닉스는 “3D낸드 제품의 본격 양산을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에 시작할 것"이라며 "이미 개발을 마치고 기업용과 모바일용 제품 인증도 진행 중이다"고 밝힌 적이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3D낸드 양산 시기와 수율 안정화에 올해 실적 개선 여부가 걸려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세계 경쟁사들이 3D낸드 제품 본격 양산을 가속화하는데다 가격경쟁력마저 확보할 경우 SK하이닉스의 시장진입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마이크론은 인텔과, 도시바는 샌디스크와 3D낸드 개발 기술 및 생산에서 협력하고 있는 만큼 이 업체들은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전문지 런본즈는 "마이크론의 3D낸드 기술은 같은 크기의 경쟁사 제품보다 최대 3배 이상의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인텔의 SSD 역시 마이크론의 기술을 채용해 성능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시바와 샌디스크 역시 3D낸드 생산공장 증설에 공동으로 투자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은 현재 낸드플래시 기술에서 앞서있다"며 "하지만 3D낸드 경쟁이 본격화하면 성능과 가격경쟁력 확보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