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수소 생산과 유통에 이어 수소발전사업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태양광과 함께 수소에서 미래 성장의 길을 찾고 있는데 태양광뿐 아니라 수소사업에서도 가치사슬(밸류체인) 모든 과정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
1일 한화솔루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그룹의 친환경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 사장은 한화솔루션의 수소사업 범위를 넓히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수소 공급사업에 뛰어들었다.
2022년 하반기까지 강원도, 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함께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수소저장시설을 건설해 15년 동안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한화솔루션은 7월부터 2년 동안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차량연료용 수소를 수소충전소에 공급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수소 저장과 운송에 필요한 수소 저장용기(수소탱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2030년까지 수소탱크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해 말 미국 수소탱크기업 시마론을 인수하며 수소탱크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성장 전망이 좋은 수소사업을 놓고 유통에서부터 가시적 성과를 거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1월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1조4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수소차시장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수소충전소시장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업계에 따르면 막 개화하고 있는 차량 연료용 수소 공급시장은 2030년 37만 톤, 모두 3조2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화솔루션은 수소 생산부문에서는 기존 태양광사업(한화큐셀)과 시너지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강원도, 한국가스기술공사와 수소충전소 이외에도 매년 그린수소 290톤을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시설도 건설해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화큐셀의 태양광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면 이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전해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기술을 의미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화솔루션은 수소경제의 업스트림(생산), 미드스트림(저장, 유통)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수소사업 등 친환경사업이 추가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동관 사장은 한화솔루션의 자회사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친환경 민자발전사업자로 진출을 준비하며 수소사업 다운스트림(활용)에 해당하는 발전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를 위해 수소 혼소발전 가스터빈(H2GT, Hydrogen To Gas Turbine)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소 혼소발전기술은 액화천연가스(LNG)발전에 수소 연료를 혼합해 수소와 천연가스를 함께 연소한 가스로 터빈을 돌리는 방식을 말한다.
한화솔루션은 3월 가스터빈기업인 미국 PSM과 네덜란드 ATH을 인수해 독자적 수소 혼소발전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같은 달 한국서부발전과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 혼소 가스터빈 개발과 실증도 추진하고 있다.
수소 혼소발전은 기존 LNG발전보다 이산화탄소를 30% 이상 줄이고 산화질소의 배출도 막을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발전기술로 여겨진다.
현재 한화종합화학은 수소를 최대 65%까지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기술 개발을 진행했으며 앞으로 수소 비율을 100%까지 늘리는 수소 전소 가스터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31일 열린 '2021 P4G(녹색 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에너지세션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한화솔루션의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한화종합화학의 수소 혼소발전을 꼽기도 했다.
수소 혼소발전 가스터빈의 상용화가 당장에 이뤄지진 않겠지만 여러 산업 전반에서 수소사업을 향한 투자가 장기적 시각에서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솔루션이 수소사업 가치사슬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 투자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한화솔루션은 큐셀부문에서 태양광모듈 생산부터 태양광발전사업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사업구조를 확립했다.
하나의 큰 줄기 안에서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꾸준히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얻을 수 있다.
한화큐셀은 태양광모듈 주요 원재료(웨이퍼, 유리)의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봤다. 다만 3분기부터 태양광발전사업 매각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는 증권업계의 전망이 많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차량 연료용 수소공급뿐 아니라 전기분해 공정을 운영해 온 경험을 토대로 수전해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세계적 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등 모든 과정에서 인프라 기반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