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구글이 스마트폰의 웹 브라우저에서 모바일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구글이 삼성전자가 광고를 차단하는 앱을 출시하고 구글 앱스토어에 올리자 이를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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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출시한 모바일 광고 차단 앱. |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5일 "삼성전자와 구글이 광고를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두 기업 간의 긴장이 점점 팽팽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구글 앱스토어에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웹 브라우저에서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새 앱을 출시했다.
하지만 구글은 삼성전자의 광고 차단 기능이 다른 업체들의 권익을 침해한다며 이를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구글이 앱 삭제의 근거로 든 이유는 "앱 개발사는 다른 개발자나 서비스 제공자, 구글 혹은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앱을 배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구글이 광고차단 앱을 막는 가장 큰 이유는 구글의 수익원 가운데 광고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광고 차단기능을 이용한다면 구글의 모바일 광고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문사 등 미디어업체들 역시 광고수익에 의존도가 높아 광고 차단 기능이 널리 상용화되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애플 역시 지난해 출시한 새 모바일 운영체제 'iOS9'에서 웹 브라우저 개발사들이 광고차단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광고 차단 웹 브라우저를 출시해 애플 앱스토어 순위 1위에 오른 피스 등 업체는 미디어업체들이 해당 앱에서 콘텐츠를 볼 수 없도록 하는 등 문제가 커지자 이틀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애플은 이 앱을 구매한 사용자들에게 금액을 전액 환불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다.
구글도 이런 사례를 고려하고 자체적인 광고수익도 보호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적극적인 조처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포브스는 구글이 다른 개발사의 유사 앱인 '애드블록 플러스'를 앱스토어에서 여전히 판매중이라는 점을 들어 구글과 삼성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애드블록 플러스는 최근 독일의 한 미디어업체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소송을 당하는 등 논란을 빚고 있지만 구글은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구글은 삼성전자의 광고차단 기능이 자체 브라우저를 이용하는 애드블록 플러스와 달리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된 웹 브라우저에서 작동하는 만큼 이용자가 많아 견제에 나선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전자의 광고 차단 앱은 출시한 지 이틀만에 5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서비스를 지속하려면 사용자들이 별도의 브라우저를 설치해 이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구글은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