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진 진시스템 대표이사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19시대에도 성장을 이어나갈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진시스템은 코로나19로 진단키트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기업공개 추진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지만 서 대표는 코로나19 진단키트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10일 진시스템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서 대표는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알레르기, 결핵, 암 등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분자진단 영역을 넓히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는 수요예측을 앞두고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진단장비 설치 지역을 확장하고 진단키트 제품을 다각화해 10년 안에 글로벌 최고 현장 분자진단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신속 분자진단 플랫폼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기술은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 커피캡슐로 여러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캡슐커피머신’과 비슷하다.
진시스템은 우선 코로나19를 포함해 A형 및 B형 독감, 결핵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세계 각국에 진시스템의 진단장비가 수출된 만큼 이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진단제품을 내놔 진단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진시스템은 2013년 유전자 증폭방식(RCR) 기술 기반의 진단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그 뒤 다중진단 기술과 시료 전처리 기술 등을 확보하면서 분자진단 기반의 현장진단사업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서 대표는 코로나19 진단키트만으로는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고 바라본다.
진시스템은 2020년 매출이 2019년과 비교해 1천 % 넘게 증가했지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코로나19 진단키트로만 올린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하다.
서 대표는 최근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는 “진시스템은 코로나19로 성장하는 진단 기업이 아니다”며 “10년 안에 글로벌 최고 진단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진시스템은 2020년에 매출 133억 원, 영업이익 33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1068% 늘었고 영업이익을 내 흑자전환했다.
진시스템은 기업공개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여기에서도 서 대표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
서 대표는 코스닥 상장까지 남은 기업공개 절차를 무탈없이 진행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서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의학박사나 의사 출신의 경쟁기업 대표와 비교해 이력이 화려하지는 않다.
이 때문에 그동안 투자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진단키트로 매출이 급증하면서 상장도 열리게 됐다.
상장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올해 상반기 안에 이뤄질 것으로 투자은행업계는 보고 있다.
진시스템은 기업공개를 통해 대략 228억 원에서 285억 원 사이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연구개발 및 임상시험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진시스템은 13일과 14일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는 1만6천 원에서 2만 원 사이이고 전체 공모금액은 228억 원에서 285억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 대표는 동양미래대학교 기계설계공학과를 졸업했다. 대우통신 제품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한 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모터 제조기업 이레텍의 대표를 지냈다.
진시스템 대표는 2013년부터 맡고 있으며 2020년 5월6일 기준 진시스템의 지분 26.4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