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도심항공교통(UAM)시장에서 항공교통관리를 시작으로 항공운송, 정비 등 서비스 분야로 참여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기체 제조업체와 비교해 여객, 운항, 관제, 정비 등에서 경험을 지닌 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항공교통에 발뻗는 대한항공, 고부가 운항관리와 정비부터 먼저

▲ 조원태 대항항공 대표이사 겸 한진그룹 회장.


7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K-드론시스템 실증 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K-드론시스템은 드론 비행계획 승인, 위치정보 모니터링, 주변 비행체와 충돌 방지 등을 지원하는 교통관리시스템이다. 

K-드론시스템은 도심항공교통사업의 핵심인프라다. 항공교통관리시스템을 개발해 도심항공교통사업에 발을 들이려는 대한항공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4월26일부터 시작한 공모신청 접수를 5월13일까지 받는다.

대한항공은 항공교통관리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대학, 연구소 등과 협의체를 꾸리겠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도심항공교통사업은 기체 개발·생산, 운송·운용, 공역설계·통제, 운항관리·지원, 사회적 기반(이착륙장) 등 5가지 기술분야로 나뉜다.

대한항공은 운송·운용분야, 운항관리·지원분야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도심항공교통사업에 참여하고자 한다.

운송·운용분야는 도심비행관리, 정비(MRO), 운항관리·지원분야는 교통흐름관리 등을 포함한다.

국토부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에 따르면 도심항공교통 관련 시장규모는 약 13조 원대로 추정된다.

전체 시장에서 항공운송, 정비 등 서비스분야가 75.4%, 인프라가 15.4%, 기체제조가 9.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공항 내 라인정비(간단한 정비)부터 중정비(완전분해 정비)까지 다양한 정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도심항공교통사업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

대항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여객, 운항, 관제, 정비 등 서비스 노하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큰 서비스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며 “항공운송서비스 경험이 없는 제조업체는 도심항공교통시장에서 기체 제조 및 일부 서비스분야로 진출범위가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도심항공교통사업과 관련해 기체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3년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틸트로터 무인기(기술검증기)의 시험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대한항공이 기체 개발에 참여한다면 독자개발보다는 기존 기업과 협업을 통한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이 기체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경쟁을 펼치기에는 투자여력 등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방사업을 통해 무인기 핵심기술 및 비행체 플랫폼 제작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도심항공교통 기체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며 “도심항공교통 기체와 관련한 핵심기술인 복합소재, 자율비행 및 군집비행, 틸트로터 기술 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