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에 균등배정방식이 도입됐음에도 청약계좌 가운데 절반가량은 공모주를 1주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번 청약은 증권사별로 균등배분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기회로 알려진 탓에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한 눈치작전이 치열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 전날인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계좌개설 등 청약 준비를 위한 상담을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
29일 마감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 일반공모주 청약에는 모두 474만4557개의 청약계좌가 몰렸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가운데 최소 청약단위(10주)를 넘긴 모든 계좌에 동등하게 배정하는 ‘균등배정’ 물량은 267만3750주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에 따르면 474만4557개의 청약계좌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07만807계좌는 균등배정 물량을 1주도 받지 못하게 된다.
균등배정 물량만 놓고 보면 약 1.7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셈이다.
다만 청약을 받은 증권사마다 따로 공모주를 배정하기 때문에 각 증권사에 접수된 청약건수와 배정된 공모주 물량에 따라 경쟁률은 다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을 받은 증권사는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공동주관사 한국투자증권, 인수회사인 SK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접수된 청약건수가 균등배정 물량을 넘기지 않아 모든 청약계좌에 확실하게 공모주를 1주씩 배정할 수 있는 곳은 SK증권뿐이다.
SK증권의 공모주 균등배정 물량은 38만1964주인데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모두 32만3911개의 청약계좌가 몰렸다.
SK증권은 32만3911개의 계좌에 38만1964주의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를 똑같이 1주씩 나눠주고 남은 주식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배정한다.
나머지 증권사의 균등배정 경쟁률을 살펴보면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1.15대 1, 공동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은 1.51대 1 정도로 나타났다.
인수회사인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무려 7.86대 1, 9.91대 1에 이르는 경쟁률을 보였다.
SK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에서는 청약계좌의 숫자가 균등배정 물량을 넘겨 1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 탓에 무작위 추첨방식으로 공모주를 배정한다.
증권사들은 5월3일 청약자에게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배정 결과를 공고하고 같은 날 증거금을 환불해준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공모주 청약 진행했는데 모두 80조9017억 원에 이르는 증거금이 몰렸다.
사상 최대 규모의 증거금인데 직전 최고기록에 해당하는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증거금 63조6198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여러 증권사에 중복으로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대어급 기업공개로 꼽힌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이르면 6월부터 여러 증권사에 청약을 넣어도 가장 먼저 접수한 한 곳의 청약만 인정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전기차배터리 핵심소재인 분리막(LiBS)을 주로 생산하는 회사다. 2019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5월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