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LG전자에 따르면 MC사업본부(스마트폰사업) 직원 3400여명을 다른 사업부나 LG그룹의 다른 계열사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MC사업본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5월 중순까지 희망 부서나 계열사를 6지망까지 선택하는 신청을 받고 있다.
직원 3400여명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 250명과 사무직 인력 350명 등 600여 명은 배터리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동하는 계획이 세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직 직원들은 대부분 창원의 가전 연구소로 옮길 것으로 전자업계는 바라본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정리를 놓고 직원 재배치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 대부분을 고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특허 처리에 변수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에서는 글로벌 특허전문기업들이 LG전자의 모바일기기 관련 특허를 노리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특히 중국 특허기업들 가운데 2~3곳은 샤오미나 오포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손잡고 LG전자가 보유한 5G(4세대 이동통신) 관련 특허의 구매 의사를 적극적으로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특허분석기관 이이피리틱스(IPLytics)의 집계를 보면 LG전자는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5G 표준특허부문에서 글로벌 점유율 7.01%로 6위에 올랐다. 보유한 특허 숫자는 3700여 건으로 추산됐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보유한 5G 관련 특허의 가치를 2조 원 안팎으로 추산하며 LG전자가 특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각해 전장사업(VS사업본부) 등 신사업 육성에 투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는 앞서 3월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VS사업본부의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사업을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캐나다 자동차부품회사 마그나에 7월 신설법인 지분 49%를 매각한 뒤 신설법인을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한다는 청사진도 그려뒀다.
LG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특허는 사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방법을 결정할 것이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 20명의 거취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임원들 가운데 다수가 LG전자 재직경력 20년 안팎의 베테랑이다. LG전자로서는 이들이 축적한 경험을 외부에 유출하는 것보다 다른 부서, 혹은 다른 계열사로 옮겨 심는 것이 최선의 선택지로 보인다.
다만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앞서 1월 DL이앤씨 대표로 옮긴 마창민 전 LG전자 한국영업본부 한국모바일그룹장의 사례를 들어 재직경력 1년 미만의 정수헌 해외영업그룹장이나 상무진에 있는 40대~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이 LG그룹을 떠나 새 길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일각에서는 노진서 LG전자 전무의 사례를 들어 MC사업본부 임원 일부가 5월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해 떠날 LX그룹으로 옮길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LG전자는 기존 스마트폰 생산설비의 활용방안도 완전히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2019년 국내 평택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철수한 뒤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 해외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해왔다. 해외공장 가운데 베트남 하이퐁 공장이 스마트폰을 연 1천만 대 만드는 주요 생산기지다.
이에 앞서 20일 LG전자는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올해 안에 베트남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가전제품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와 브라질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은 아직 앞으로 계획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임원들의 거취나 기존 공장의 활용방안 등 스마트폰사업 철수와 관련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내용들은 철수가 공식적으로 완료되는 7월31일로 갈수록 점차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