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올해 안에 서브터미널 40곳에 소형택배 자동분류시스템 ‘멀티포인트(MP)’를 추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도입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 서브터미널 180여 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디에 멀티포인트를 설치해야 소형택배 처리효율을 높일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멀티포인트는 소형택배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소형택배를 25개씩 묶어 허브터미널로 보내는 시스템이다.
강 대표는 올해 소형택배 자동분류시스템 구축에 467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2년에도 576억 원가량을 더 투자한다.
CJ대한통운이 2020년 거둔 순이익이 1426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이익의 30% 이상을 올해 멀티포인트를 추가하는데 투입하는 셈이다.
강 대표가 택배분류작업을 자동화에 공을 들이는 데는 올해부터 택배사가 택배분류비용을 부담해야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류작업이 꼽히면서 올해 초부터 택배사가 택배분류작업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소형택배 자동분류시스템 도입을 통해 택배처리 효율화와 함께 비용 절감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의 택배물량 가운데 소형택배(가로, 세로, 높이 세 변의 합이 100㎝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에 이르는 만큼 비용 절감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가 자동화시스템 투자를 통해 비용 절감에 힘을 쏟는 것은 쿠팡과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이룬다면 쿠팡과 가격 경쟁이 벌어지더라도 버틸 체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배송능력 향상 및 배송비 인하정책은 CJ대한통운의 중장기 전략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단가 현실화를 통한 수익성 높이기를 중장기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CJ로킨 매각을 결정하면서 택배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할 수 있는 숨통이 트였다.
8월 말 CJ로킨 매각이 마무리되면 CJ대한통운은 약 3900억 원을 쥐게 된다. 매각대금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더라도 한 해 145억 원 규모의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부담에 노출돼 있다”며 “앞으로 풀필먼트사업장 확대, 택배 멀티포인트시스템 구축 등 인프라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CJ로킨 매각으로 투자 대응여력이 확충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