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가 가맹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상공인 대출 등 금융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KT 금융그룹사인 케이뱅크와 개인사업자대출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가 가맹점을 대상으로 대출, 선정산 등 금융서비스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BC카드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을 발행해 5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ESG채권으로 마련된 자금은 ESG경영 등 특수목적에만 사용할 수 있다.
BC카드는 가맹점대출 및 친환경건물 투자를 위한 운영자금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맹점 대출에 400억 원, 친환경건물 투자에 100억 원이 사용된다.
BC카드 관계자는 "BC카드 가맹점 대출과 선정산서비스를 확대해 제공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수익성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ESG경영에 발맞추고 소상공인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BC카드는 BC카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가맹점 대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이 늘며 대출서비스를 확대 제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맹점 대출서비스는 최대 5천만 원까지 60개월 동안 연 6.9%~15.5% 금리로 제공되는 중금리대출상품이다.
선정산서비스는 개인사업자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돕는 금융서비스로 고객이 결제 이후 사업자에게 입금되기까지 차이가 발생하는 기간에 미리 자금을 융통해 주는 일종의 단기 대출상품이다.
이미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기업들이 모기업의 유통 플랫폼 강점을 내세워 진출하고 있는 사업분야다.
BC카드는 지난해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에 치우친 수익구조 영향으로 실적 악화를 겪었는데 오히려 가맹점 대출과 선정산서비스에서는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로 쌓아온 데이터들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BC카드는 카드사에 결제프로세싱을 제공하는 만큼 사실상 신용카드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곳을 대부분은 가맹점으로 두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BC카드 가맹점은 310만9천 곳에 이른다.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할부금융, 카드론 등을 사업모델로 두기는 어렵지만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사업모델에서는 잠재고객을 훨씬 두텁게 보유한 셈이다.
BC카드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케이뱅크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BC카드와 케이뱅크는 KT의 금융계열사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은 BC카드와 케이뱅크 사이에 금융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케이뱅크는 수신(예금)이 급격히 늘며 여신(대출)을 확대가 시급해졌다. 3월 말 기준으로 수신은 8조7200억 원으로 늘어났는데 여신은 3조8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여신규모를 수신규모에 맞춰 키우지 못하면 오히려 예대율마진이 줄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BC카드와 협업을 통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 가운데서도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된 영세소상공인 등 금융이력 부족자까지 대출대상을 확대한다면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활성화정책에도 일정부분 부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설립 취지에 부합되지 않게 중금리대출에서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금리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파이내셜이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입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자대출을 선보였는데 매출 등 비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씬파일러에도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BC카드도 지난해 가맹점에서 발생한 카드결제 등 데이터를 접목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인 '비즈 크레딧'을 선보였다. 이미 기술은 확보한 만큼 케이뱅크 개인사업자 대출을 금융이력 부족자까지 포함할 수 있는 상품으로 선보일 수도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대출을 재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상품 내용이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BC카드 등 KT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