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동부하이텍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동부하이텍이 실적을 가파르게 개선하면서 매각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증권회사 애널리스트의 전망을 종합하면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매출 6600억 원, 영업이익 1300억 원 수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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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식 동부하이텍 사장. |
이 예상치는 2014년과 비교해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180% 이상 급증한 것이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첫 연간 순이익도 기대된다. 동부하이텍이 지난해 순이익 1400억 원대를 낼 것으로 증권회사들은 파악한다. 채무 이자율 조정에 따른 일회성 기타이익을 제외하더라도 900억 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본다.
부채비율도 2014년 700%가 넘었으나 지난해 300%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예측된다.
동부하이텍의 실적 호조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계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동부하이텍의 주력 생산품목은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IC, 이미지센서, 터치칩, 전력반도체 등이다.
디스플레이 구동칩은 최근 4K 울트라HD(UHD) 해상도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TV 수요가 늘면서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났다.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이미지센서, 터치칩, 전력반도체 칩 공급물량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공장가동률 90%대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최근 몇 년 동안 진행된 비용절감과 구조조정, 기술개발에 따른 수율향상 등도 실적개선에 한몫했다.
동부하이텍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매각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온다.
동부하이텍은 2013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협의를 거쳐 동부그룹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매각을 결정했지만 2년 넘게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2014년 10월 IA-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막판에 협상이 무산된 이후 동부하이텍 매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해외 매각도 여의치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하이텍 인수 후보는 사실상 중국자본밖에 없는데 국가 기반산업인 반도체 분야다 보니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동부하이텍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부하이텍이 신디케이트론을 제외하면 별다른 부채가 없는 데다 시스템 반도체의 수요가 견조하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무리하게 동부하이텍 매각을 추진하기보다는 부채를 줄이면서 당분간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