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는 “두 회사 모두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비해 미래를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도 배터리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린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판결 효력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나왔다.
두 회사는 합의가 없었다면 큰 타격이 불가피했다.
SK이노베이션은 ‘10년 동안 미국 내 전기차배터리 부품, 소재 수입금지’ 조치에 따라 미국 배터리사업 철수까지 염두에 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소송 불확실성 리스크를 장기적으로 떠안아 소모적 지출이 불가피했다.
배터리업계는 이번 합의로 두 회사가 모두 승리했다고 평가한다. 두 회사 모두 소송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미국 배터리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합의에 따라 ‘10년 동안 미국 내 전기차배터리 부품, 소재 수입금지’ 조치가 무효화됐다.
SK이노베이션은 합의에 관한 입장문을 통해 “이번 합의로 미국 배터리사업 운영과 확대에 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미국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과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무엇보다도 2022년부터 본격적 생산을 앞둔 포드 및 폴크스바겐 등 고객사의 변함없는 믿음과 지지에 적극 부응하고 앞으로 더 큰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식재산권을 인정받은 데다 합의금 2조 원을 통해 공격적 배터리투자를 위한 실탄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2025년까지 모두 5조 원을 투자해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능력을 75GWh(기가와트아워) 넘게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GM과 합작법인 제2공장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5조 원 규모의 투자계획은 소송과 별개로 발표한 것인 만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다”며 “미국시장은 잠재력이 큰 시장인 만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미국 전기차시장은 유럽, 중국과 함께 3대 전기차시장으로 꼽히며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면서 전기차 관련 사업에 대규모 투자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교통 개선을 위해 모두 6210억 달러를 투입하는데 이 가운데 30%에 육박하는 1740억 달러를 전기차 확산을 위한 보조금 등으로 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 예산안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안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교통과 건설부문에서 전기차와 그린에너지 예산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며 “2차전지와 전기차 등 친환경 성장업종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바라봤다.
두 회사 모두 합의를 통해 상생하기로 한 만큼 미국시장 성장성을 타고 배터리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은 “한국과 미국 전기차배터리산업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장은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준 한국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