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셀트리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유럽의약품청(EMA)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두고 심사를 서두르고 있어 이르면 4월 렉키로나의 품목허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를 두고 3월28일 ‘사용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유럽 개별 국가의 방역당국이 렉키로나를 도입할 수 있게 됐지만 품목허가가 정식으로 난 뒤에야 렉키로나 수출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치료제의 유통 및 판매를 맡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이미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과는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현재 물량, 가격 등 세부사항 등을 논의하고 있다.
기 부회장은 유럽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품목허가가 나기 전까지 안정적 공급능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다른 기업에 항체치료제나 기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위탁생산(CMO)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
유럽 코로나19 치료제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 수요에 얼마나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에 달린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바라본다.
유럽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프랑스만 봐도 하루 확진자 수가 6만 명을 넘나들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프랑스는 3월31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봉쇄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항체치료제가 애초 짧은 시간에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힘든 특징을 지닌 데다 이미 유럽 코로나19 치료제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의 생산능력이 크지 않아 유럽에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셀트리온은 수요에 따라 자체적으로 연간 150만~300만 명분을 추가로 생산해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으나 이 물량을 모두 감당하기가 힘들 수 있다는 시선이 제약바이오업계에 적지 않다.
셀트리온은 현재 모든 코로나19 치료제는 송도 1공장(생산 규모 10만 리터)에서 생산하고 있고 혹시 수요가 급증한다면 송도 2공장(9만 리터)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두 공장의 생산능력을 모두 더해야지만 연간 300만 명분의 항체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 부회장은 올해 3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송도 1공장과 2공장을 전량 렉키로나 생산체제로 전환하면 250만~300만 명분까지 만들 수 있다”며 “수요를 봐가며 생산량을 정할 것인데 바이오시밀러 재고가 충분하고 스위스기업 론자 등에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는 만큼 1공장과 2공장을 렉키로나 생산체제로 상당부분 전환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국내 송도 1공장과 2공장에서 혈액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등 모든 의약품을 생산한다.
유럽에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얼마나 공급할 수 있는지는 셀트리온의 실적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연간 최대 200만 명분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며 올해 렉키로나로만 매출 1조2천억 원 정도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우선 유럽의약품청에서 품목허가를 받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언제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하는지 등은 대외비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