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1-04-01 15: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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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한다.
연매출 1천억 원을 올리는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하고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
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사업에 집중하면 한층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업계는 독감백신사업을 할 때보다 수익이 5~7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0년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31%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바이오업계는 국내 독감백신 규모가 3천억~4천억 원대인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 연매출은 1천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셀플루와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를 생산하고 있는데 스카이조스터와 스카이바리셀라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특별히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독감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은 세포배양방식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생산시설 호환이 쉬워 내년에 독감백신사업을 재개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022년 상반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의 상용화가 예상된다는 점도 고려해 올해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사업에 더욱 집중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백신 생산을 일시중단하는 것과 관련해 질병관리청과도 일정부분 협의한 것으로 알려져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공급 확대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국가별로 백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데 국내에도 코로나19 백신을 당초 일정에 맞춰 들여오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시설이 있는 인도는 내부 국민에게 우선 접종하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출을 중단했고 유럽연합(EU)은 역내 제약사가 생산한 백신을 역외로 수출할 때는 회원국 승인을 반드시 받도록 조치하는 등 백신 수급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임의로 코로나19 백신 생산물량을 국내로 돌릴 수는 없으며 백신의 국내 공급은 정부와 아스트라제네카 사이 풀어야 할 문제다”며 “아스트라제네카의 요청한 물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면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를 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놓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업체는 아니지만 백신 접종 후 혈전(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백신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는 고령층 이외의 연령대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날까지 독일에서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31명에게서 뇌정맥동혈전증이 나타났고 이 가운데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대안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위탁생산사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족에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으로 눈을 돌리는 국가가 늘고 있는 데다가 다국적 제약사 GSK, 사노피 등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뿐만 아니라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도 향후 품목허가를 받게 되면 생산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