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올해 투자금융(IB) 분야에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을 앞두고 올해 투자금융 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7년 대우증권을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
|
|
▲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
김 사장은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으로 대형 증권사들이 탄생해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겠지만 NH투자증권도 충분히 자신이 있다”며 “올해 투자금융 분야에서 나타날 여러 투자기회를 상품화하는 것이 수익 규모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신년사에서 “한국투자증권은 경쟁사들이 자리를 잡기 전에 시장을 공격적으로 선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한 경쟁이 예상하는 투자금융 분야를 대폭 보강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융은 기업공개(IPO), 인수합병(인수금융), 회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과 사모펀드(PEF),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자기자본을 대규모로 투자해야 하는 사업을 뜻한다.
NH투자증권은 높은 자기자본 규모를 활용해 지난해 투자금융 부문에서 약 2천억 원의 영업수익을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1600억 원 규모의 영업수익을 올려 NH투자증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투자금융 사업범위를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등으로 넓혀 우위를 지키려 한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금융 사업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투자금융사업부 아래 사모펀드 업무를 담당하는 프라이빗에쿼티(PE)본부를 신설했다. 이 본부는 NH농협은행의 프라이빗에쿼티사업단을 흡수해 사업역량을 강화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투자금융사업부 대표부사장은 “가장 돈이 되는 쪽은 기업 컨설팅”이라며 “NH투자증권은 기업의 회사채 발행부터 구조조정과 인수금융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투자금융 부문에서 영업수익 2천억 원 이상을 내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여러 본부에 분산됐던 투자금융사업을 최근 통합해 투자금융그룹으로 격상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그룹장은 “기존의 투자금융 사업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조직을 일원화했다”며 “투자금융그룹의 전체사업에서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에 60%의 비중을 두고 다른 부문과 시너지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
|
|
▲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투자금융 시장의 활성화에 힘입어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기업 20곳의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6곳보다 상장하는 기업 수가 많다. 호텔롯데와 용평리조트 등 대기업들도 포함됐다. 올해 하반기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기업공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금융 시장에서도 연초부터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등 대형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코웨이, 씨앤엠, KDB생명 등 대형 매물도 인수자를 찾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기업 인수합병 거래금액이 지난해 77조 원을 경신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