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연초부터 노사관계 악화로 신음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회사의 구조조정에 반발하며 임금협상을 중단했고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도 파업 찬반투표를 연장하며 회사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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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최근 회사와 벌이고 있던 2014년과 2015년 임금협상을 무기한 중단했다.
아직까지 2014년 임금협상도 체결하지 않아 갈 길이 먼 상황에서 임금협상을 중단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성명에서 “경영정상화라는 명분 아래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일반노조가 천막농성을 중단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라”며 “위 두 가지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2014년, 2015년 임금협상은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조종사노조는 “회사가 발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조종사는 제외됐지만 27년 동안 동고동락한 직원의 입장에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너경영의 부작용으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발생한 성과부진 및 부채비율 증가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있는 반성은 없었다”고 회사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종사를 제외한 승무원, 정비사 등으로 이뤄진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는 구조조정에 반대해 3일부터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반노조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등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노선 구조조정, 조직슬림화 등을 뼈대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특히 희망휴직과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건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도 12일부터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17일까지 조합원 1085명 가운데 591명이 투표해 투표율 54.47%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당초 22일까지 찬반투표를 벌이려 했지만 29일까지 연장했다. 높은 투표율로 회사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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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2005년 임금인상과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며 대규모 파업을 벌였다. 당시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대한항공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조종사노조가 이번에 쟁의행위를 가결해도 파업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종사들의 파업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여론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항공사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있어 조종사노조가 파업으로 누릴 수 있는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05년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을 계기로 2006년 항공사업장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되면서 전면파업이 금지됐다. 필수공익사업장은 파업 때에도 전체 인원의 80% 이상이 업무에 참여해야 한다.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는 최근까지 5차례 임금협상을 진행했다. 조종사노조가 지난해 12월 초 임금총액 대비 37% 인상을 요구했지만 대한항공은 12월 말 기본급과 수당 등 1.9% 인상안을 내놨다.
그 결과 협상은 결렬됐고 노조는 12월29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주관으로 19일 2차 조정위원회가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