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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한국국토정보공사, LX그룹과 'LX' 이름 놓고 합의점 찾기 쉽지 않아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1-03-22 16: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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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LG그룹에서 분할하는 LX그룹이 ‘LX’라는 회사이름 사용을 두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두 회사 모두 ‘LX’라는 명칭을 두고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 LX그룹과 'LX' 이름 놓고 합의점 찾기 쉽지 않아
▲ LG가 출원한 LX 상표(위)와 LX한국국토정보공사 로고.

22일 국토정보공사와 LX그룹에 따르면 ‘LX’라는 회사이름 사용과 관련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국토정보공사와 LX그룹은 16일 만나 한 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서로 의견만 확인했을 뿐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LX홀딩스는 LG그룹에서 구본준 고문이 계열분리해 새로 세우는 지주회사 이름이다. 

LX홀딩스에는 LG상사, LG하우시스, LGMMA, 판토스, 실리콘웍스 등 5개사가 자회사로 포함된다. 

LG그룹의 지주회사 LG는 그동안 ‘LG신설지주’라는 가칭을 사용해오다 11일 공시를 통해 LX홀딩스로 회사이름을 정했다고 알렸다. 

앞서 2일에는 특허청에 ‘LX’상표와 이미지 90건을 출원하기도 했다. 

문제는 ‘LX’를 기업이름으로 사용하는 곳이 이미 있다는 것이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12년 대한지적공사 시절 'LX'라는 영문이름을 정한 뒤 10년째 사용하고 있다. 

국토정보공사는 국토교통부 아래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공간정보체계의 구축을 지원하고 공간정보와 지적제도에 관한 연구기술 개발 및 지적 측량 등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국토정보공사의 뿌리는 1977년 설립된 대한지적공사다. 2015년 6월 시행된 ‘국가공간정보 기본법’에 근거해 ‘한국국토정보공사’로 이름을 바꿨지만 영문이름 ‘LX’는 그대로 이어 사용해왔다. 

국토정보공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L’은 국토(Land), 장소(Location), 리더(Leader)를 상징하고 ‘X’는 전문가(eXpert), 탐험가(eXplorer), 비범함(eXtraordinary)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LG그룹에서 분할하는 신설지주가 LX그룹으로 회사이름을 결정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국토정보공사는 지금까지 ‘LX한국국토정보공사’로만 상표등록을 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9일 부랴부랴 특허청에 ‘LX’와 관련한 상표 12건을 출원했다. 

국토정보공사가 10년 동안 LX라는 이름을 쓰기는 했지만 별다른 상표권 등을 등록하지 않아 법적으로는 LX그룹이 이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또 상표법에 따르면 'LX'와 같은 문자 자체만으로는 상표로 등록할 수 없으며 도형이나 독특한 필체 등 이미지를 식별력을 갖춰야 상표가 될 수 있어 그동안 국토정보공사가 사용한 'LX'라는 이름만으로는 상표법의 보호를 받기도 어렵다. 

국토정보공사 관계자 “LX그룹이 우리에게 먼저 말을 먼저 해주고 진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사를 통해 접해 당황스러웠다”며 “법적으로는 LX그룹이 LX라는 회사이름을 쓰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공공기관인 국토정보공사와 LX그룹이 같은 이름을 쓰면 국민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토정보공사는 LX그룹과 회사이름이 중복되면서 해외에서도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X그룹과 현재는 사업영역은 다르지만 국토정보공사가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해외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LG그룹이 특허청에 출원한 상표권을 보면 판토스는 LX판토스, LG상사는 LX글로벌, LG하우시스는 LX하우시스, LGMMA는 LXMMA, LG실로콘웍스는 LX세미콘 등으로 회사이름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정보공사는 'LX'라는 이름을 걸고 2006년 라오스에서 진행한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을 시작으로 아제르바이잔, 자메이카 등 해외에서 지적제도 개선, 지적도 제작 및 토지 등록사업, 토지 및 공간정보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해외사업 수주금액 규모가 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처음으로 규모가 100억 원이 넘는 사업을 연달아 수주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국토정보공사는 이번 일이 공기업 등 공신력이 있는 공공기관의 명칭을 민간기업들이 마음대로 활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국토정보공사 관계자는 "토지주택공사(LH) 등 영문이름을 따로 사용하고 있는 공공기관이 많은데 민간기업이 공공기관의 이름을 사용하는 첫 사례가 된다면 앞으로도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최대한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이름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정보공사 이사진은 19일 열린 운영위원회의를 통해 특허청에 LX그룹의 상표출원이 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법률적 방안을 찾기로 뜻을 모았다. 

국토정보공사 이사회는 "대기업의 우월적 인지도를 이용해 일방통행으로 추진해온 상표출원에 공식사과하고 LG그룹은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LX그룹은 이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LX그룹 관계자는 “16일 만남에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향후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자는 의사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고있다”면서도 구체적 사안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주회사 LG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안건을 처리한 뒤 5월1일자로 LG상사, LG하우시스, LGMMA, 실리콘웍스를 분할해 새 지주회사를 설립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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