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할까?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가 회복이 더딘 모습을 보이며 주가부양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하반기 이후 중간배당을 실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올해 들어서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손 회장이 중간배당을 실시해 주주 달래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주는 대표적 배당주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 초 금융당국이 은행지주사와 은행에 코로나19에 따른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배당금을 축소해 줄 것을 권고하며 금융주의 배당매력이 줄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이 30%가량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까지 겹치며 2020년 배당금 총액이 2019년보다 2400억 원가량 줄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배당에 기대감을 품고 투자한 주주들의 마음이 돌아설 수밖에 없는 셈이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금융위원회가 배당제한 권고안을 낸 다음 날인 1월29일 88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올해 들어 최저치를 보였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 조짐을 보이며 국내 은행권에도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며 금융지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 것으로 파악된다.
1월29일에서 3월16일 주가 상승폭을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는 3만2650원에서 4만2050원, KB금융지주는 4만300원에서 5만1200원, 신한금융지주는 3만650원에서 3만5200원, 우리금융지주는 8800원에서 1만100원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28.79%, 27.04%, 14.84%, 14.77% 상승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부터 금융지주 회장들 가운데 가장 자주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주가부양에 공을 들인 만큼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자사주 매입 외에 실질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중간배당이 꼽힌다.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는 2005년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1년에 네 차례까지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는 분기배당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정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손 회장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제한 권고가 끝나는 6월 이후 중간배당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우리금융지주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결의하며 중간배당을 실행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해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15조 원에 이르는 자본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기운데 4조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익잉여금은 자본준비금과 다르게 배당 재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정관에도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해 중간배당을 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손 회장이 중간배당을 실시하는데 대내외적으로 걸림돌은 없는 셈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중간배당을 실시할지 여부는 결정된 사안이 없다"며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킨 만큼 다양한 방식의 주주친화정책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