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사외이사진 구성에 디지털과 해외사업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하나금융지주는 내년에 새 회장을 뽑아야 하는데 결정 권한을 쥔 사외이사의 면면에 시선이 몰린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월 주주총회 이후 구성될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 참여할지도 주목된다.
10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권숙교 김앤장 고문과 박동문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새 사외이사로 선임된다.
사외이사 임기제한 규정에 따라 물러나는 윤성복, 차은영 이사를 뺀 박원구,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백태승 이사는 재선임된다.
이로써 앞으로 1년 동안 하나금융지주의 주요 경영활동을 결정할 8명이 모두 정해졌다.
권숙교 고문과 박동문 전 사장은 디지털과 해외 쪽에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 고문은 30년 넘게 IT분야에서 일한 정보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삼립식품 전산실, 한국씨티은행 시스템 엔지니어, 우리금융지주 IT기획 팀장,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2017년부터 KB국민은행에서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다.
박 전 사장은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해외사업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오롱상사에서 시작해 코오롱 인도네시아법인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 시절 중국에 에어백 생산공장을 세우고 패션부문의 중국 공략을 이끌기도 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하나금융지주의 주요 해외거점이다.
사외이사 8명은 앞으로 1년 동안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를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다.
앞서
김정태 회장의 1년 연임을 결정할 당시 후보군(롱리스트)에 28명이 올랐는데 이 가운데 23명이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나 회장후보 추천위원을 통해 추천됐다.
내년 3월 김 회장의 임기뿐 아니라 계열사 10곳의 대표이사 임기도 끝나기 때문에 사외이사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
김 회장이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 참여할지도 관심사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대표이사 회장은 연임의사가 없는 경우에 한해 회장후보 추천위원이 될 수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에는 회장후보 추천위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임기 1년만 연임할 수 있는 만큼 회장후보 추천위에 참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회장은 1년 안에 하나금융지주 후계구도를 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 회장은 10년째 지주 회장을 맡고 있다. 누구보다 회장 후보가 갖춰야 할 역량을 잘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김 회장이 회장후보 추천위에 참여하면 김 회장이 다음 회장을 뽑는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지주와 김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회장후보 추천위의 독립성 면에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26일 주주총회를 마친 뒤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고 내부 위원회를 구성한다.
2020년에는 주주총회 당일 이사회 의장 선임과 내부 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