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유럽 품목허가 진행 과정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스푸트니크V의 위탁생산을 맡을 가능성이 큰데 스푸트니크V를 접종하는 국가가 늘게 되면 이들이 맡을 위탁생산물량 규모도 더욱 커질 수 있다.
▲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이사.
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이 최근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동반심사(롤링리뷰) 절차에 들어가면서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시선도 늘고 있다.
동반심사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 위기 상황에서 의약품의 평가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활용하는 제도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을 한국코러스에 맡겼는데 생산물량이 늘어나면 이것도 한국코러스에 맡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이오업계는 바라본다.
한국은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다른 국가와 비교해 낮고 우수한 위탁생산 기술력을 갖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는 한국코러스와 함께 러시아 백신의 위탁생산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코러스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국부펀드와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는데 자체 증설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주문량이 많아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를 포함한 국내 기관 및 기업 7곳에 물량을 재위탁하기로 했다.
아직 한국코러스는 바이넥스, 이수앱지스와 본계약을 체결하기 전으로 이들 기업에 러시아 백신 물량을 얼마나 맡길지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전체 주문물량이 늘어난다면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가 배정받을 물량규모도 커질 수 있다.
한국코러스가 러시아 국부펀드로부터 주문받은 백신 물량은 현재 6억5천만 도즈분인데 이 가운데 4억 도즈분을 한국코러스가 맡고 나머지를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 등 바이오기업이 나눠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 말고도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보령바이오파마 △종근당바이오 △큐라티스 △휴메딕스 등이 한국코러스의 물량을 나눠 생산한다.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는 의약품 위탁생산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이를 키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만큼 러시아 백신 위탁생산 물량이 늘어나는 데 특히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 이석주 이수앱지스 대표이사.
바이넥스는 의약품 위탁생산사업의 수익성이 좋은 데다 상당한 수준의 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춘 만큼 의약품 위탁생산 물량이 증가하면 실적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의약품 위탁생산사업은 초기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긴 뒤에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넥스는 현재 송도 공장 연간 5천 리터(1천 리터 생산라인 4개, 500리터 생산라인 2개), 오송 공장 연간 7천 리터(5천 리터 생산라인 1개, 1천 리터 생산라인 2개)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다 지난해 12월 443억 원을 들여 부산 본사에 의약품 제조시설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이수앱지스는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진행으로 연구개발비가 크게 늘면서 수년째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데 위탁생산사업 규모가 확대되면 적자 흐름 행진도 끊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수앱지스는 경기도 용인에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을 인증받은 의약품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2020년 9월 말 기준 공장 가동률은 69.95% 수준에 그친다. 의약품을 추가로 생산한다면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