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다시 한번 보험부문 컨트롤타워를 맡게된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16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은 기초체력과 영업실적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2021년에는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KB손해보험은 2020년 순이익 1639억 원을 내며 2019년보다 30% 감소했다. 메리츠화재(4334억 원)에 크게 밀리며 업계 4위 자리마저 내줬다.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2017년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20년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 등 대부분의 손해보험사가 실적 증가를 이뤄낸 것과 비교하면 이번 뒷걸음질이 KB손해보험으로서 더욱 뼈아플 수 있다.
2020년 실적 감소는 코로나19로 해외 대체자산에서 손실을 인식한 영향이 컸다. 다만 일회성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실적은 개선되고 있어 올해는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KB손해보험의 원수보험료는 2020년 10조9751억 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6.8% 늘었다.
이에 더해 기초체력을 가늠하는 내재가치는 2018년 4조7120억 원에서 2020년 7조8060억 원으로 3년 동안 65.7% 늘었다. 내재가치는 보험사가 보유한 순자산가치와 보유계약가치를 더한 값으로 보험사의 장기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KB생명보험도 상황은 비슷하다. 적자를 봤지만 신계약이 증가하면서 향후 실적 전망은 밝다.
KB생명보험은 2020년 순손실 232억 원을 봤다. 영업실적은 늘었지만 즉시연금 소송 관련 대손충당금 인식과 해외 대체투자 손상차손 선반영분을 합쳐 200억 원가량을 손실로 인식했다.
KB생명보험 관계자는 "특별한 악재가 없다면 장기적으로 재무적 성과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업 강화로 신계약 실적이 늘어난 점도 수익성 회복을 점치는 이유다. KB생명보험은 2020년 11월까지 수입보험료 1조3724억 원을 거두며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9% 증가했다.
수입보험료는 보험 가입자가 낸 총 보험료로 제조업의 매출에 해당하는 지표다. 계약 초기에 비용을 인식하는 보험산업 특성상 영업호조에도 단기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은 최근 디지털과 보험전문분야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하며 전문성 강화, 디지털 전환에도 힘을 쏟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디지털·데이터, 상품·계리 등 총 2개 부문에서, KB생명보험은 디지털· 정보보호, 상품계발·계리·리스크, 보험경영일반 등 3개 부문에서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 중이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디지털을 갖추지 못한다면 고객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질 것"이라며 "고객의 생각보다 미리 앞서나갈 수 있는 디지털보험회사가 돼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이 올해는 실적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상황에서 2020년 8월 새로 보험계열사로 편입된 푸르덴셜생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 과정에서 KB금융그룹의 보험부문을 총괄하는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 부회장은 2020년 연말 인사에서 새로 신설된 부회장에 올랐다. 부회장은 보험부문과 글로벌부문을 총괄하게 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보험사업에 총괄직제를 따로두며 그룹 내에서 핵심사업으로 인정한 만큼 양 부회장은 2020년 쓴맛을 봤던 KB손해보험과 KB생명의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고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화학적 통합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양 부회장은 KB손해보험 출범 6개월 뒤인 2015년 말 KB손해보험의 새 대표이사로 내정돼 금융지주와 전혀 다른 'DNA'를 지닌 LIG손해보험과 KB금융지주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 부회장은 2018년 12월부터 2년 동안 KB금융지주 보험부문장을 겸임하며 그룹 보험부문을 총괄적으로 지휘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