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이 하반기에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기아차는 비교적 영향이 적어 공급부족 사태의 반사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5일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이 상반기 –2%에서 하반기 –10%로 5배 심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8인치 파운드리 라인이 스마트폰과 노트북·TV 등 수요 증가로 이미 가동률 100%를 보이고 있어 공급부족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봤다.
또 파운드리 신규증설은 6~9개월이 걸리는 데다 대부분 12인치에 집중되고 있는 점도 공급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한국GM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부평 2공장의 50% 감산을 지속하기로 결정하고 GM본사도 북미 3개 공장 감산조치를 3월까지 연장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GM은 이익이 2021년 15억~20억 달러 감소하고 포드도 이익이 10억~25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미의 GM과 포드 뿐 아니라 폴크스바겐, 아우디, 도요타, 닛산 등 유럽과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일부 감산을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로 1분기에만 67만 대의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생산능력 제한과 공급기간을 고려하면 적어도 3분기까지 글로벌 공급차질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 봤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반도체 공급부족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선제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비한 데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차량용 반도체 구매를 늘려 수개월 이상의 안전재고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 기아차 등 한국 완성차업체들은 향후 점유율 확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해 내연기관보다 전기차, 수소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고부가 전장부품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연기관보다 차량용 반도체 탑재량이 9~10배 증가하는 전기 자율주행차 중심의 고부가 영역으로 전장부품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