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산거점을 베트남으로 옮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이는데 수익성에 취약한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고민을 베트남에서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
|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베트남 생산법인의 스마트폰 생산비중을 기존 30% 대에서 40%까지 늘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생산법인에 납품하는 주요 스마트폰 부품업체에 부품 공급량을 늘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의 스마트폰 생산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밝힐 순 없다”며 “베트남 생산라인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삼성전자의 베트남 생산물량이 중국 생산물량을 처음으로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생산법인에 무게를 두는 것은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을 늘리면서도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사업부가 올해 영업이익 9조600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5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영업이익과 비교해 10% 감소한 것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3% 증가하는 데 그쳐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며 “마케팅 비용 증가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대거 늘리며 중국과 북미 등에서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은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수익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결국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원가절감을 얼마나 해내는가에 달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 IM사업부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베트남 생산법인을 적극 활용해 이익감소분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트남은 정부 주도로 과거에 비해 사회간접시설을 크게 개선했는데도 중국과 비교해 30% 정도 저렴한 수준의 인건비를 유지하고 있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베트남에 항만과 도로, 발전시설이 구축돼 투자하기 좋은 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한∙베트남 FTA,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베트남∙유럽 FTA 등 다양한 FTA 발효 또는 추진하고 있어 무역장벽이 낮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에 베트남 생산법인의 역할은 점차 두드러질 것”이라며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에 삼성전자도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