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하나은행장이 디지털 전환, 해외부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연임을 바라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 행장이 3월 연임에 성공한다면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10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 행장체제에서 디지털 채널이 중요한 판매채널로 자리를 잡았다.
2020년 말 기준 전체 예적금 가운데 디지털 채널을 통해 판매된 비중은 68%로 집계됐다. 2019년 말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펀드 가운데 디지털 채널의 판매비중도 68%로 1년 전보다 31%포인트 올랐다.
지 행장은 모바일뱅킹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왔다.
모바일앱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범위가 넓지 않다는 점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모바일뱅킹앱 ‘하나원큐’를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바꾸는 데 공을 들이는 것과도 통한다.
하나은행은 2019년 하나원큐 신용대출, 2020년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등을 선보이며 기존 상품을 디지털화하고 있으며 비대면상품 가입범위를 법인고객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 행장은 해외법인 실적을 끌어올리며 해외 전문가로서 능력도 보여주고 있다.
중국 현지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순이익 845억 원, 인도네시아 법인은 순이익 475억 원을 냈다.
지 행장 취임 전인 2018년 말 기준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순이익은 455억 원, 인도네시아 법인 순이익은 438억 원이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꾸준한 현지화 전략, 디지털부문과 연계를 통해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 행장은 인력의 현지화, 상품 및 서비스의 현지화, 핵심 지원기능의 현지화, 마케팅 시스템의 현지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 현지은행과 비교해 영업망이 부족하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알리페이, 씨트립 등 대형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소액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지 행장은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실장,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법인장,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 부행장 등을 거친 해외전문가다. 하나은행장에 오르기 전부터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지 행장은 2019년 3월 하나은행장에 오르며 “디지털과 글로벌을 양날개로 삼아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는데 임기 2년 동안 성과를 보여준 셈이다.
지 행장이 3월 연임에 성공한다면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질 수 있다.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로 거명되는
김정태 회장이나
함영주 부회장 역시 은행장을 거치며 경영능력을 쌓았다.
김 회장은 2008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4년 동안 하나은행장을 맡았다. 함 부회장은 2015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은행장을 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