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프라이빗에쿼티가 SK루브리컨츠와 티맵모빌리티의 소수지분(마이너리티) 투자에서 어떤 조건을 내걸까?
IMM프라이빗에쿼티는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법인(DICC)과 교보생명에 넣은 소수지분 투자금 회수에서 난항을 겪고 있어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을 놓고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소수지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적절한 조건을 만들어 내는 일에 심사숙고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SK루브리컨츠와 SK텔레콤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의 소수지분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모두 참여했으며 적격인수후보군에 포함돼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CJ올리브영 소수지분 인수전에서 본입찰까지 완주하면서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이번 SK루브리컨츠와 티맵모빌리티의 소수지분 인수전에서도 본입찰까지 완주할 가능성이 있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했다가 되파는 바이아웃(경영권) 투자에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공격적으로 나서기가 여의치 않다.
반면 소수지분 투자는 재무적투자자 역할에 그치는 만큼 투자금 회수가 상대적으로 쉽다. 또 일반적으로 투자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하는 방안 등을 협의하기 때문에 안정적 수익 창출을 노릴 수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지난해 신설법인인 IMM크레딧솔루션을 설립했다. IMM크레딧솔루션은 소수지분 투자를 비롯해 전환사채(CB), 상환전환우선주(RCPS),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투자를 담당하면서 6~8%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바이아웃 투자와 소수지분 투자 등의 투자영역을 명확히 나눠 전문성 및 경쟁력 강화, 수익 다변화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IMM크레딧솔루션이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지분투자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만큼 이번 SK루브리컨츠와 티맵모빌리티의 소수지분 인수전을 끝까지 완주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다만 소수지분 투자 과정에서 수익률 보장을 위한 방안 마련을 놓고는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소수지분 투자 뒤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잇달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관계자 2명과 교보생명 가치산출을 맡은 딜로이트안진 임직원 3명을 기소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어피너티파트너스, 싱가포르투자청 등으로 구성된 어피너티컨소시엄은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하면서 상장이 불발되면 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고 2018년 풋옵션을 행사했다.
하지만 검찰은 어피너티컨소시엄과 딜로이트안진이 풋옵션 행사를 위해 교보생명 적정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에 유리하도록 공동모의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재무적투자자들이 제기한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주식 매매대금 청구소송에서는 1월14일 대법원이 재무적투자자들의 일부 승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하나금융투자 등 재무적투자자들은 2011년 DICC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상장을 통한 자금회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DICC 지분 80%를 함께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 조항을 넣었다.
이후 재무적투자자들은 DICC 지분 매각을 추진했는데 두산인프라코어가 실사자료 요청에 협조하지 않아 소송에 나섰다. 2심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협조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했다.
교보생명과 DICC 모두 소수지분 투자 뒤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새로운 소수지분 투자에 나서면서 수익률을 보장받기 위해 가격 산정, 회수 조건, 협력 의무 등 강력한 안전장치 요구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만 고집하면 상대방을 설득하고 소수지분 인수전에서 우선협상자 지위를 따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는 만큼 적절한 방안이나 투자기법 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SK루브리컨츠와 티맵모빌리티는 2월 말에 본입찰을 진행한다. SK루브리컨츠는 지분 약 49%, 티맵모빌리티는 지분 20~30% 정도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