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내년에 거둘 경영실적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정도현 LG전자 사장은 내실을 다져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LG전자가 내년에 영업이익 1조6863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낼 영업이익 예상치와 비교해 41.5% 증가한 것이다.
|
|
|
▲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사장. |
반면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1조2701억 원으로 다소 보수적으로 예상했다.
두 연구원은 가전사업을 하는 H&A사업부와 스마트폰사업을 하는 MC사업부를 놓고 전망이 갈렸다.
윤 연구원은 H&A사업부의 내년 영업이익을 9196억 원으로 추정한 반면 김 연구원은 7370억 원으로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MC사업부의 경우 내년에 영업이익 1084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지만 김 연구원은 영업적자 190억 원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두 연구원의 전망이 다른 이유는 LG전자가 안고 있는 외부의 위기상황을 놓고 다른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H&A사업부는 전 세계의 IT 수요 회복세가 지연돼 스마트가전을 중심으로 성장정체를 겪을 것”이며 “MC사업부는 내년 애플이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해 업계에 중저가 경쟁이 펼쳐지면서 실적 회복이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을 중심으로 내적 기반을 다지지 못하면 외부 위기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대폭 악화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정도현 사장은 내년에 주력인 스마트폰사업 등에서 수익구조를 다지면서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올레드TV와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LG전자가 올레드TV, 전장사업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보이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다른 사업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사장은 LG전자에서 구본준 부회장이 물러나고 조성진 사장 및 조준호 사장과 각자대표를 맡으면서 LG전자의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LG전자는 연말 인사를 통해 오너 경영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며 정 사장을 경영지원총괄로 임명했고 각 사업본부를 지원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정 사장은 오너 경영체제에서 과도하게 집행해 온 마케팅 비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등 LG전자의 체질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내년 실적에는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며 “내년에 내실을 다지는 한해가 되지 않으면 미래 성장성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