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요청과 관련해 가장 고민한 점은 선거의 승리 등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의 역량과 관계된 문제였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여러 사람이 어느 당, 경선에서의 승리, 중도 확장성 등을 이야기했지만 저의 고민은 다른 데 있었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제가 부동산, 방역, 민생 등 시민의 삶과 서울시의 살림살이에 대안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직(職)이 아니라 업(業)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고민 끝에 서울시장으로 부족한 만큼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고 더 성찰하고 대안을 찾는 고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언론에 이런 저런 보도가 되기 훨씬 전에 이미 거절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기존의 틀을 바꿀 정도로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 전 부총리는 “이번 일을 겪으며 답답한 마음과 함께 고민이 더 깊어졌다”며 “우리 정치가 언제까지 이기기 위한 경쟁에 매몰되어 싸워야 하는지, 국민은 언제까지 지켜보고 참아야 하는지, 국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정책 경쟁의 장, 그리고 진영논리를 깨는 상상력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선거 때마다 새 인물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정치권에 불신이 크다는 방증이기는 하지만 한두 명 정도의 새 피 수혈이 아니라 세력교체에 준하는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우리 정치가 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제는 우리 정치에 이기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판을 짜는 ‘경장(更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회변화에 기여하기 위한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오랜 공직생활 동안 제 중심은 ‘사회변화에 대한 기여’였고 공직을 그만 둔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정치 입문을 권유받을 때마다 정치가 제 신념을 실천에 옮기는 최선의 방법인지 늘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모로 부족한 제게 과분한 제안과 요청을 하고 또 많은 관심을 보여 준 데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도 ‘사회변화의 기여’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