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3사와 중국 CATL 등 각 나라의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앞으로 쏟아질 배터리 주문물량을 대비해 기존 배터리소재 조달처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신규 조달처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배터리시장은 2022년부터 배터리 종류에 따라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2025년 공급부족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터리소재와 원재료를 선점해두지 않으면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데다 가격 경쟁력도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배터리시장은 2020년 140억 달러(15조4천억 원)에서 2025년 890억 달러(97조7천억 원), 2030년 1940억 달러(212조9천억 원)까지 10년 동안 14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025년 전기차배터리시장은 수요(1254GWh)가 공급(1163GW)을 크게 넘어서기 시작해 2030년까지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종현 사장으로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배터리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소재와 원재료 확보 경쟁에서 앞서가야 할 필요성이 크다.
앞으로 소재와 원재료 가격이 배터리 가격을 좌우할 정도로 급등할 위험성도 있는 만큼 김 사장은 가격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소재와 원재료 조달처를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배터리의 원가의 40~50%가량을 차지하며 성능에도 직결되는 양극재 확보가 가장 중요한 점을 고려해 김 사장은 내재화 전략을 중심으로 양극재 확보에 힘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모회사 LG화학의 첨단소재사업본부에서 양극재 및 양극재에 투입되는 전구체와 탄소나노튜브(CNT)를 직접 생산해 조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양극재 내재화율을 현재 25%에서 35%까지 높여 소재 확보에서 우위 점한다는 전략을 세워뒀다.
게다가 최근 엘엔에프, 포스코케미칼와 각각 대규모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으며 기존 양극재 공급업체인 일본 니치아와 벨기에 유미코아에서 조달처를 더욱 넓히고 있다.
김 사장은 더 나아가 양극재에 투입되는 원재료 확보에까지 발을 뻗고 있다. 양극재에는 리튬, 니켈, 망간, 코발트 등이 들어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2위 리튬업체인 칠레 SQM과 2029년까지 5만5천톤 규모의 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1위이자 글로벌 3위 리튬생산업체인 텐치리튬으로부터 수산화리튬을 공급받고 있다.
중국 CATL 등과 글로벌 배터리시장 패권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원재료에 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이 배터리 원재료를 앞세워 국내 배터리사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 망간, 코발트 등을 풍부하게 보유한 인도네시아와 10조6천억 원 규모의 업무협약을 맺으며 LG상사와 포스코, 현대차 등과 현지에 동반 진출해 원재료 확보부터 전기차 완성차까지 일괄생산하는 체제의 구축까지 바라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자원이 풍부한 이점이 있어 LG에너지솔루션과 세계시장 선두를 다투는 경쟁사 중국 CATL도 현지 배터리생산을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
게다가 중국은 정부에서 남미와 아프리카 등에 대규모 투자하며 니켈, 코발트 등 광물자원 확보에 힘쓰고 있다.
김종현 사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전기차시장에서 다양한 사업기회가 생기고 그만큼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이다”며 “소재와 공정혁신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