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모빌리티 합작회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우버테크놀로지가 한국 가맹택시시장에 진출한다.
우버의 가맹택시서비스는 SK텔레콤과 합작회사가 택시호출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가는 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발판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우버테크놀로지와 SK텔레콤 기업 로고.
16일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가맹택시서비스는 택시면허가 없는 모빌리티 플랫폼기업들이 정부규제와 택시업계의 반발에서 벗어나 택시시장에 진출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맹택시서비스는 가맹사업자가 법인 또는 개인택시를 모아 서비스 품질 관리, 운송 관련 정보통신 인프라 등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정해진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애초에 사업모델 자체가 택시차량에 플랫폼서비스를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형태다.
SK텔레콤, 우버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과 플랫폼 운영역량을 갖춘 기업들에게는 모빌리티영역의 다양한 가능성과 새로운 사업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는 사업영역인 셈이다.
SK텔레콤과 우버의 합작회사가 한국에서 모빌리티사업의 출발점으로 택시운송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가맹택시사업 진출은 의미가 있다.
2021년 상반기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두 기업의 합작회사가 택시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와 경쟁하는 데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승차공유 1위 기업인 우버는 한국 모빌리티시장에서는 번번이 뼈아픈 실패를 맛봤다.
우버는 2013년 승차공유서비스 ‘우버엑스’로 한국에 진출했지만 한국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기소돼 결국 2015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 뒤로도 고급택시서비스 ‘우버블랙’, 택시호출서비스, 배달서비스 등에 도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스마트폰 내비게이션부문 점유율 77%, 한 달 이용자 수가 1270만 명에 이르는 ‘티맵’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수익모델로 연결하는 데서는 사실상 ‘낙제점’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티맵 택시를 통해 20만 명의 택시기사 가입자를 확보하고 택시호출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경쟁자 카카오모빌리티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가맹택시사업은 이제 한창 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아직 절대적 승자가 없다. 우버가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비교하면 출발이 빠른 것은 아니지만 한 발 앞선 사업자들을 따라잡을 기회가 충분하다.
우버는 최근 서울시로부터 운송가맹사업 면허를 발급받았고 가맹택시 579대를 확보했다. 2021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고 4월에는 가맹택시 정식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2020년 9월 기준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브랜드 ‘카카오T블루’가 가맹택시 1만372대를 운영하고 있고 KST모빌리티의 ‘마카롱택시’가 가맹택시 1만600대를 확보하고 있다.
쏘카는 올해 10월 말 서울시의 가맹택시서비스 최소 기준인 500대 이상 기준을 맞춰 가맹택시 브랜드 ‘타다 라이트’를 내놓았고 계속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맹택시사업은 SK텔레콤과 우버가 앞으로 티맵모빌리티를 통해 하고자 하는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사업의 기초 자산인 고객의 이동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해 종합 모빌리티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기도 쉽다.
SK텔레콤과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와 택시사업 합작회사를 통한 모빌리티사업 협력을 발표할 때부터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사람의 이동, 물류 편의성을 높이는 모빌리티산업 전반에서 사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우버의 모빌리티 협력에서 티맵택시와 우버택시의 합작회사가 단순한 택시사업을 넘어 자율주행시장의 선점 등을 목표로 하며 공유경제 핵심플랫폼으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바라봤다.
장 연구원은 “SK텔레콤이 세계 차량공유 1위 기업인 우버와 합작회사를 통해 티맵택시의 사업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두 기업은 티맵모빌리티 가맹택시의 단일 브랜드 디자인 적용, 엄선한 운전자, 완전배차 등으로 택시서비스를 차별화하면서 강력한 지도 기능을 지닌 티맵과 차량공유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우버의 경험이 시너지를 낼 것이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우버는 29일 SK텔레콤의 자회사로 모빌리티 전문기업 ‘티맵모빌리티’를 출범하고 이어 2021년 상반기 안에 택시사업을 함께 하기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우버는 SK텔레콤 티맵택시와 우버택시 합작회사에 1억 달러(약 1150억 원) 이상을, 티맵모빌리티에 약 5천만 달러(575억 원)를 투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