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해외기업 인수합병에 3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구글 제국을 완성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해외기업 인수합병에 세금을 피할 의도가 숨어있다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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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 |
구글이 해외기업 인수합병에 최대 3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해 11월 해외에 쌓아둔 현금의 용도를 묻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인수합병 계획을 밝힌 사업계획서를 보냈다. 구글의 해외 보유현금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345억 달러에 이른다.
구글은 이 사업계획서에서 “해외기업의 잠재적 인수합병을 위해 200억~30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예상한다”며 “사업확장을 위해 앞으로도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의 상당 부분을 인수합병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계획서에 구글이 냉장고와 자동차 계기판 등 현재 다루지 않는 사업광고를 미래에 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구글은 이날 “미래에 가능한 광고유형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며 “우리의 상품 로드맵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IT업계 전문가들은 구글이 스마트홈 시스템과 사물인터넷 등 신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해 적극적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한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강연에서 “컴퓨터는 한물간 기기”라며 “회사가 망하는 이유는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도유망한 새 기회에 돈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올해 들어 모두 16개의 기업을 인수했다. 지난해 19개 인수기록을 거의 따라잡았다. 인수한 기업들의 사업분야는 드론(무인기) 제조부터 음식점 홈페이지 제작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은 미국회사이나 영국과 이스라엘 등 해외기업도 포함돼 있다.
구글은 지난 1월 영국에 설립된 인공지능(AI) 회사 ‘딥마인드’를 4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전액을 현금으로 냈다. 그달 미국 업체인 스마트홈 가전제품 제조사 ‘네스트랩스’를 현금 32억 달러에 사들였다.
그러나 일부에서 구글이 해외 자금으로 인수합병에 나서는 것은 ‘세금 줄이기’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올해 구글이 인수한 기업들은 대부분 인수가격이 밝혀지지 않은 스타트업(신생 벤처회사)과 소규모 회사다.
해외에 쌓아놓은 현금을 미국에 들여와 막대한 세금을 내는 것보다 인수합병을 하는 데 쓰고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 효율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곧 세금도 내지 않고 미래 성장동력도 확보하는 길로 구글이 인수합병을 하고 있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정부가 기업에 부과하는 법인세 비율은 35%다. 구글은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12.5%)에 해외사업 총괄법인을 설립해 조세를 회피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구글의 해외 현금자산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