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암초에 계속 부딪치고 있다.
윤 회장은 김옥찬 KB금융 사장 내정자에게 대우증권 인수전을 맡기려고 했으나 SGI서울보증에서 후임 사장의 인선을 늦추면서 김 내정자가 KB금융 사장으로 취임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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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또 미래에셋증권이나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을 인수해야 증권업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옥찬 내정자는 KB금융 사장으로 선임된 지 2개월이 지났는데도 취임하지 못하고 있다.
윤 회장은 김 내정자의 경험을 살려 대우증권 인수 준비를 맡기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전에 참여하기에 앞서 비은행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공석이었던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SGI서울보증의 사장 인선절차가 늦어지면서 김 내정자가 올해 안에 KB금융 사장으로 취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SGI서울보증 사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아 후임자를 선임하기 전까지 직무를 수행해야 하며 영리목적의 다른 업무를 함께 맡을 수 없다.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은 21일 마감되는데 김 내정자가 대우증권 인수 준비작업에 제대로 참여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비공식적으로 지주사 현안을 보고받고 있지만 내정자 신분이라 대우증권 인수전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나 한국투자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해 초대형 투자금융(IB) 증권사로 도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미래에셋증권이나 한국투자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해야 국내 증권업계도 발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협회장은 “대형 증권사가 등장하면 현재 강자인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등도 긴장하면서 몸집을 키우려 할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현재 3조 원대인 자기자본 경쟁 규모를 7조 원대로 키우면서 증권업계를 재편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윤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전을 적극 챙기고 있다.
윤 회장은 박재홍 전략기획담당 전무에게 인수자금 조달계획 등 현안을 보고받으며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무는 KB금융에서 대우증권 인수를 준비하는 태스크포스팀의 팀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대우증권 인수 경쟁이 매우 중요한 문제인 만큼 윤 회장이 관련 사안을 손수 검토하고 있다”며 “황영기 협회장도 금융투자협회장으로서 원론적 발언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