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이 자본을 확충하지 않으면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토스증권은 18일 투자중개업 본인가를 받아 내년 영업을 시작할 계획을 세웠다. 주식거래로 발생하는 수수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주식매매 중개업을 주력 사업으로 두는 만큼 토스증권 자본확충이 시급하지 않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토스증권은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거래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투자중개업 허가를 받은 것"이라며 "토스증권 자본은 340억 원으로 이미 투자중개업 요건인 30억 원을 넘어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토스증권이 비교적 자본규모에 영향을 적게 받는 주식매매 중개에 주력하기로 했지만 증권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무리 브로커리지(주식매매 중개)사업 중심의 온라인 증권사라 해도 지속가능한 영업을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자기자본이 필요하다"며 "국내 증권업계의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율은 이미 충분히 낮아진 상태여서 안정적 이익 확보를 위해서는 대출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데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으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올해 증시는 '동학개미' 열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인투자자의 주식거래가 활발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7조7천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에 증권업계 주식매매 수수료율도 경쟁적으로 낮아졌다. 주식매매 수수료 증가 덕을 가장 많이 본 것으로 알려진 키움증권의 주식매매 수수료율은 0.015%에 불과하다.
토스증권이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하며 수수료율로 차별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기존 증권사들은 낮아진 수수료율을 신용대출 이자율로 보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신용거래량은 올해 4월 9조 원대에서 10월 17조3천억 원으로 급증했다.
신용대출이 증권업계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인데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신용공여가 가능한 만큼 자본금 규모가 중요하다. 토스증권이 출범해도 다른 증권사에 비해 수익 창출에 제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 통계시스템을 살펴보면 45곳 증권사 가운데 하위권 증권사도 1천억 원대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고 중위권 증권사는 1조 원대 자본금을 들고 있다. 토스증권의 현재 자본금 규모로 보면 43번 째에 놓이게 된다.
기존 증권사와 비교하지 않고 핀테크업계에서 증권업에 진출한 카카오페이증권과 비교해도 토스증권의 자본 확충 필요성은 커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5월 230억 원, 8월 1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모두 729억 원을 자본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증권업 진출에 다른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는데 토스증권의 사업모델에 자본금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증권은 미국의 로빈후드와 유사한 사업모델을 추구한다. 로빈후드는 2030세대를 대상으로 주식거래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데 주식, 옵션, 암호화 화폐 등 변동성이 높은 금융상품 중개에 집중한다.
카카오페이는 미국의 에이콘과 유사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에이콘은 잔돈 투자서비스를 통해 ETF, 펀드 등으로 간접투자 및 분산투자를 제공한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에이콘의 사업모델은 적은 자본으로 영업이 가능하나 국내에서 로빈후드 사업모델을 따르기 위해서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다만 토스증권의 자본확충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이 대표가 토스증권 덩치를 키우기는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증권 외에도 보험중개서비스, 지급결제사업, 토스뱅크 등 자금을 쓸 곳이 많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9년 기준 자본 13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8월 유치한 2천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고려해도 2020년 자본은 3천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토스증권은 18일 개최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증권업 진출을 위한 투자중개업 본인가를 획득했다.
토스증권은 국내주식 중개를 시작으로 해외주식 중개, 집합투자증권 판매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